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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프리랜서 디자이너가 일감 구하던 시절 이야기

by 디자이너 소엘 2026. 10. 7.

오늘은 정보성 글이 아닌 사적인 경험담을 좀 이야기 해보려고 해요.

회사에 다닐 때는 출근하면 일이 있었습니다.
좋든 싫든 메일이 들어오고, 수정 요청이 쌓이고, 오늘 해야 할 일이 생겼어요.


그런데 프리랜서가 되고 나니까 가장 먼저 느낀 건 아주 단순하지만 위기감이 느껴졌어요.
가만히 있으면 일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
심지어 디자인을 잘하는 것과 일을 구하는 것은 생각보다 다른 문제였어요.


포트폴리오를 잘 만들어두고 기다리면 언젠가 연락이 오겠지 싶기도 했지만, 초반에는 그런 경우가 많지 않았습니다.
결국 제가 먼저 움직여야 했어요.


예전에 같이 일했던 사람들에게 연락하기도 했고, 처음 보는 업체에 포트폴리오를 보내기도 했고, 외주 플랫폼을 이용해보기도 했습니다.


분야별 카페나 커뮤니티도 찾아다녔고요.
처음에는 어디에서 일이 들어올지 몰랐기 때문에 가능한 방법을 여러 개 써봤어요.
그렇게 몇 년을 해보니 저마다 역할이 조금씩 다르더라고요.

 

어떤 곳은 실제 계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았고, 어떤 곳은 단가가 아쉬웠지만 시장 반응을 보는 데 도움이 됐고, 또 어떤 곳은 오래 알고 지낸 사람과의 인연이 예상하지 못한 시점에 다시 일로 연결되기도 했습니다.
프리랜서 일감은 한 곳에서 계속 나오는 게 아니라 여러 길에서 조금씩 들어왔어요.

 

 


1. 한 번 같이 일한 곳과 관계가 끊기지 않도록 했어요.


제가 프리랜서 일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 중 하나는 한 번 같이 일했던 사람과의 인연을 그냥 끊어버리지 않는 것이었어요.


예전 회사 동료나 거래처 담당자, 프로젝트를 함께했던 사람처럼 제 작업방식을 한 번이라도 경험해본 사람들은 완전히 처음 만나는 사람보다 다시 일로 연결될 가능성이 훨씬 높았습니다.


그래서 프리랜서로 일하기 시작했을 때도 예전에 같이 일했던 분들에게 제가 현재 외주 작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알렸어요.

 

그렇다고 '저 요즘 일 없는데 외주 없나요~~?' 하고 갑자기 연락하는 방식은 아니었고요.
안부를 묻다가 요즘 프리랜서로 디자인 작업을 하고 있다는 정도로 이야기하거나, 필요할 때 편하게 연락 달라고 말씀드리는 정도였습니다.


제가 이것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꾸준히 해온 것도 하나 있어요.
연말연시나 명절, 혹은 기타 이벤트가 있는 날에 한 번이라도 같이 일했던 업체나 담당자에게 무조건 안부 인사를 보내는 겁니다.
저는 지금까지도 이걸 제일 신경 쓰는 편이에요.


이것 또한 명절마다 일감을 달라는 식으로 영업하는 건 아니에요.
정말 잘 지내고 계신지 안부를 묻고,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도 잘되셨으면 좋겠다는 진심 담은 인사도 드리고,
마지막에 혹시 갑자기 급한 디자인 업무가 필요해지거나 간단한 작업인데 맡길 곳이 마땅하지 않을 때는 편하게 연락 주셔도 된다는 정도만 덧붙여요.

(저는 이런 연락에서는 일 이야기보다 안부 인사가 중심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티 나게 영업하려고 하면 받는 사람도 바로 알아차리잖아요.
평소에는 연락 한 번 없다가 갑자기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혹시 외주 있으면 주세요.' 하면 인사인지 영업인지 조금 애매해집니다.

그래서 저는 정말 한 번 같이 일했던 인연을 계속 이어간다는 느낌으로 연락했어요.
그리고 이 방법으로 실제 일이 다시 연결된 경우가 많았어요.


인사를 보낸 직후에
“디자이너님! 마침 필요한 작업이 하나 있는데요.” 하고 연락이 오는 경우도 있었고,
그때는 그냥 안부만 주고받았다가 몇 주나 몇 달 뒤에 다시 연락이 오는 경우도 있었어요.


제가 지금까지 계속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업체 중에도 이런 식으로 관계가 유지된 곳이 많습니다.
생각해보면 담당자 입장에서도 갑자기 디자인 작업이 생겼을 때 처음부터 새로운 프리랜서를 찾는 것보다,
예전에 같이 일해봤고, 작업방식을 알고 있고, 최근에도 연락이 닿았던 사람을 떠올리는 게 훨씬 편할 거예요.


저는 프리랜서 일을 하면서 이 부분을 크게 체감했습니다.
그래서 작업이 끝났다고 해서 그 관계도 같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물론 너무 자주 연락할 필요도 없고, 억지로 친한 척할 필요도 없지만
연말연시나 명절처럼 자연스럽게 안부를 전할 수 있는 시기를 활용하면 좋잖아요?

 

그 정도만 해도 상대방 입장에서는
“아, 이분 아직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구나.” 하고 다시 한번 기억할 수 있으니까요.

새로운 거래처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한 번 같이 일해본 곳과 좋은 관계를 오래 유지하는 것도 그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 외주 플랫폼은 일감보다 시장 반응을 보는 용도로 활용했어요.

프리랜서 일을 찾다 보면 크몽 같은 외주 플랫폼도 자연스럽게 보게 됩니다.
저도 이런 곳을 이용해봤는데 개인적으로는 메인 수입원으로 보기에는 조금 아쉬웠어요.


디자인 분야는 가격 경쟁이 꽤 심한 편이고, 작업에 들어가는 공수에 비해 제시되는 금액이 낮다고 느낀 경우가 많았습니다.
최근에는 AI 디자인 도구도 많아지고, 기본적인 시안을 만들 수 있는 진입장벽도 낮아지면서 양산형 디자인이 더 많아졌다고 체감하고 있고요.


그래서 저는 이런 플랫폼을 조금 다른 식으로 보는 편이에요.
여기에서 큰 수익을 내겠다는 생각보다는, '시장에서 어떤 작업을 많이 찾는지 확인하는 용도'로 활용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웹디자인, 편집디자인, 영상디자인 작업을 각각 올려놓고 한 달 정도 지켜보면 생각보다 재미있는 데이터가 나와요.
어떤 분야의 문의가 가장 많이 들어오는지.
비교적 가벼운 작업이 자주 들어오는지.
아니면 작업시간이 오래 걸리는 프로젝트 문의가 더 많은지.
가격대에 따라 문의량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사람들이 어떤 종류의 결과물을 가장 많이 찾는지도 어느 정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몇 가지 카테고리를 동시에 올려두고 반응을 비교해보면
내가 하고 싶은 디자인과 실제로 사람들이 돈을 내고 찾는 디자인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조금씩 보여요.


그리고 문의가 특히 많이 들어오는 분야가 있다면 그쪽을 조금 더 뾰족하게 파고들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단순히 '일반 웹디자인 가능합니다.' 라고 하는 것보다
특정 업종이나 특정 작업형태에 문의가 많이 몰린다면 그 분야의 포트폴리오와 서비스를 더 강화하는 식이에요.


결국 대다수 소비자가 어떤 디자인을 원하는지 확인하고, 그 니즈에 맞춰 내 강점을 조금 더 선명하게 만드는 거죠.
개인적으로는 외주 플랫폼을 너무 큰 기대를 가지고 운영하기보다는 이 정도 데이터를 얻는 수준으로 가볍게 활용하는 걸 추천하는 편이에요.


단가 경쟁에 계속 매달리기보다 어떤 분야에서 문의가 들어오는지,
사람들이 실제로 어떤 디자인을 원하는지, 내가 어디를 더 강화해야 하는지를 확인하는 용도로는 꽤 쓸 만했습니다.

 

 


3. 분야별 카페와 커뮤니티도 생각보다 일감이 많아요.

제가 실제로 일감이 많이 연결됐던 곳 중 하나는 분야별 카페나 커뮤니티였습니다.
예를 들어 모션그래픽을 하는 사람이라면 모션그래픽 프리랜서들이 모여 있는 카페가 있고,
편집디자인이나 영상, 웹디자인도 찾아보면 관련 커뮤니티가 있어요.


그 안에는 프리랜서끼리 정보만 공유하는 게시판도 있지만,
외주 작업자를 직접 구하는 글도 생각보다 자주 올라옵니다.
“이번 프로젝트에 모션그래픽 가능한 분을 찾습니다!”
“상세페이지 몇 건 맡길 디자이너를 구합니다.”
“단기간 편집디자인 작업 가능한 분 찾습니다.” 이런 식으로요.


저는 이런 글들을 꼼꼼하게 봤어요.
작업 범위는 명확한지, 기간은 언제까지인지, 예산이 어느 정도인지,
연락처나 회사정보가 제대로 있는지(중요), 조건이 지나치게 애매하지 않은지.
이런 걸 먼저 확인하고 괜찮아 보이는 작업에 직접 연락했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커뮤니티에서 다이렉트로 연결되는 경우에는 실제 일로 확정되는 비율이 꽤 높은 편이었어요.
애초에 구인 글을 올린 사람이 지금 당장 작업할 사람을 찾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카페나 커뮤니티를 찾을 때도 여러 곳을 둘러보면 기회가 많이 생겨요.

단순히 카테고리별 카페 말고도 요즘은 스레드에서도 심심찮게 일을 받고 있거든요.

찾아보면 생각보다 일거리가 여기 저기 보입니다.


다만 이런 방식으로 직접 연결될수록 문서상 계약은 더 중요해요.
플랫폼처럼 중간에서 거래과정을 정리해주는 곳이 없기 때문에
작업범위, 수정횟수, 일정, 금액, 지급일 같은 기본적인 내용은 계약서로 정리하고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저도 프리랜서 일을 하면서 계약서를 제대로 작성하지 않고 시작했다가 곤란했던 경험이 있어서 이 부분은 이후부터 더 신경 쓰게 됐어요.

중요한 건 내가 어떤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지 정하고, 그 분야 사람들이 실제로 모여 있는 곳을 찾아보는 거였어요.
포트폴리오 사이트만 바라보고 기다리는 것보다 이런 커뮤니티를 하나씩 찾아보는 것도 실질적으로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느낀 건 디자인 실력만큼이나 내가 어디에 있고,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 계속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는 점이었어요.


포트폴리오만 잘 만들어두면 누군가 찾아올 거라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제가 먼저 연락하고, 찾아보고, 제안하고, 반응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했어요.
그리고 새로운 곳만 계속 찾는 것보다 이미 한 번 같이 일했던 인연을 오래 이어가는 것도 중요했습니다.


프리랜서 일을 하면서 느낀 건 일감을 구하는 일이 단순히 영업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거였어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리고, 한 번 맺은 관계를 잘 유지하고,
필요할 때 다시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도 결국 프리랜서 업무의 일부였습니다.


예전 인맥에서는 재의뢰가 들어왔고, 외주 플랫폼에서는 시장 반응을 볼 수 있었고,
분야별 카페에서는 실제 프로젝트와 직접 연결되기도 했어요.

어느 한 곳이 정답이라기보다 각각의 통로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프리랜서 초반에는 도대체 어디에서 일을 구해야 하지? 이런 고민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기회가 한 군데에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아요.


내 분야에 맞는 곳을 하나씩 찾아보고, 그중 나와 잘 맞는 통로를 남겨두는 것.
그리고 한 번 연결된 사람과의 관계를 너무 쉽게 끝내지 않는 것.
저한테는 이 두 가지가 프리랜서 일을 오래 이어가는 데 가장 현실적으로 도움이 됐습니다.

일 구하는 것으로 스트레스 받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제 글을 읽고 좀 환기되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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