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을 오래 하다 보면 새로운 폰트를 계속 찾아다니면서도 결국 자주 쓰는 폰트는 어느 정도 정해지는 것 같아요!
저도 예전에는 예쁜 폰트를 발견하면 강박적으로 일단 받아놓는 편이었는데요.
막상 실무에서 작업하다 보면 디자인마다 새로운 폰트를 찾아 쓰기보다는
‘이 정도면 적어도 평타는 친다.’ 생각되면서 자연스럽게 손이 가는 폰트들이 있습니다.
특히 회사에서 상세페이지, 배너, SNS 콘텐츠, PPT, 영상 같은 작업을 이것저것 하다 보면 폰트를 고르는 데만 시간을 오래 쓸 수는 없잖아요...ㅠㅠ
그래서 이번에는 제가 현업에서 지금도 자주 사용하고 있는 무료 한글 폰트 중에서 자주 쓰는 12가지만 골라봤어요.
본문에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는 고딕체부터 명조체, 제목용 폰트, 손글씨와 포인트용 폰트까지 용도별로 나눠보겠습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무료 폰트라고 해서 모든 사용범위가 똑같은 게 아니라는 점이에요.
상업적 사용이 가능하더라도 로고 제작, 임베딩, 수정·재배포 등 세부 허용범위는 폰트마다 다를 수 있으니까
본인이 실제 작업에 사용하기 전에는 반드시 배포처의 최신 라이선스를 한 번 더 확인하는 걸 추천합니다.
1. 본문부터 디자인까지 두루 쓰기 좋은 고딕체

프리텐다드
제가 본문을 작성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폰트 중 하나예요. 약간 폰트계의 교복임.
사실 본문은 그냥 프리텐다드 쓰면 실패할 일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획이 깔끔하고 가독성도 괜찮아서 상세페이지, 웹페이지, SNS 콘텐츠는 물론이고 문서 작업에도 두루두루 사용하기 좋아요.
특히 저는 전자제품 상세페이지처럼 글과 숫자, 영문이 한 화면 안에 많이 들어가는 작업을 자주 했는데 이런 디자인에서도 크게 튀지 않고 잘 어울렸어요.
굵기 선택 폭도 넓어서 제목부터 본문, 작은 설명문까지 한 폰트 패밀리 안에서 해결하기 좋고요.
폰트 하나 골랐는데 자꾸 다른 폰트를 추가하고 싶어진다면 일단 프리텐다드 여러 굵기로 먼저 해결해보는 편입니다.
괜히 폰트 여러 개 섞었다가 화면만 정신없어지는 것보다 훨씬 안정적이에요.
뭘 써야 할지 모르겠다 싶을 때 제가 가장 먼저 추천하고 싶은 기본 고딕체입니다.

페이퍼로지
최근 몇 년 동안 제가 굉장히 자주 사용하고 있는 폰트예요.
프리텐다드가 정말 무난한 기본 고딕이라면 페이퍼로지는 거기에서 조금 더 디자인적인 느낌이 들어간다고 생각해요.
저는 디자인 작업에서도 많이 쓰지만 특히 PPT 만들 때 자주 사용합니다.
PPT는 내용을 읽기 편해야 하지만 너무 문서처럼 딱딱해 보이면 아쉬울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 페이퍼로지를 사용하면 깔끔하면서도 화면에 어느 정도 이목을 끄는 힘이 생겨서 편해요.
굵기도 다양해서 큰 제목, 중간 제목, 본문을 한 패밀리로 구성하기 좋고요.
딱 정석적인 고딕은 조금 재미없고 그렇다고 개성이 너무 강한 폰트를 쓰기는 부담스러울 때 중간 지점으로 사용하기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요즘 PPT 작업할 때는 꽤 높은 확률로 한 번씩 후보에 올리는 폰트예요.

G마켓 산스
G마켓 산스는 본문보다는 제목을 작성할 때 더 자주 사용하는 편이에요.
완전히 반듯하고 딱딱한 정자체 느낌은 아닌데 전체적으로는 고딕 계열이라 활용하기가 쉽더라고요.
상세페이지의 큰 카피나 프로모션 제목, SNS 콘텐츠 제목처럼 어느 정도 존재감은 필요하지만 너무 과하게 튀면 안 되는 곳에 넣기 좋아요.
특히 글자가 큼직하게 들어가는 디자인인에서 안정적으로 보입니다.
출시하자 마자 지금까지 워낙 많이 사용된 폰트라 아주 새로운 느낌을 주는 폰트는 아니지만, 반대로 말하면 그만큼 무난하게 활용하기 좋은 폰트이기도 해요.
폰트 때문에 디자인 전체가 갑자기 이상해질 확률이 적다고 해야 할까요?
저는 그래서 새로운 시도를 하기보다 어느 정도 안정적인 결과물이 필요할 때 종종 사용하고 있습니다!
2. 분위기를 바꾸고 싶을 때 사용하는 명조체
명조체는 개인적으로 고딕체보다 디자이너 취향을 훨씬 많이 탄다고 생각해요.
같은 명조 계열이어도 획의 모양이나 자소 비율에 따라 분위기가 정말 많이 달라지거든요.
그래서 저는 명조체를 사용할 때는 ‘예쁜 명조체’보다 지금 만들고 있는 디자인의 분위기와 어울리는지를 더 많이 봅니다.

고운바탕
고운바탕은 명조체가 필요한데 너무 강한 개성은 원하지 않을 때 사용하기 좋아요.
본문용 명조체로도 무난하고, 제목에 사용했을 때도 지나치게 고전적인 느낌이 나지 않는 편이라 활용도가 괜찮습니다.
특히 에디토리얼 느낌의 디자인이나 조금 차분한 분위기를 만들고 싶을 때 잘 어울려요.
고딕체만 계속 사용하다 보면 모든 작업이 비슷비슷하게 느껴질 때가 있는데
이럴 때 명조체를 적절하게 섞어주면 디자인 분위기가 크게 달라집니다.
처음 명조체를 사용해야 하는데 뭘 골라야 할지 모르겠다면 비교적 부담 없이 선택할 수 있는 쪽이라고 생각해요.

카페24 고운밤
카페24 고운밤은 고운바탕보다 조금 더 분위기를 만들고 싶을 때 사용하는 편이에요!
명조 계열 특유의 감성적인 느낌이 있어서 라이프스타일, 뷰티, 패션이나 조금 따뜻한 분위기의 콘텐츠에 잘 어울립니다.
저는 본문 전체에 길게 사용하기보다는 저는 큰 제목이나 짧은 문구에 사용할 때 더 예뻐보이더라고요.
사진 위에 짧은 카피를 얹거나 명조체 느낌만 살려 디자인할 때 사용하면 비교적 손쉽게 분위기가 생겨요.
다만 이런 폰트는 디자인 콘셉트와 맞지 않는데 무조건 예쁘다고 넣으면 혼자 너무 감성적인 사람이 될 수 있으니
전체적인 무드나 분위기를 잘 확인하고 사용하는 것이 좋아요.

부크크 명조
최근 디자인을 보다 보면 부크크 명조를 사용하는 경우도 많이 보이더라고요.
책이나 출판물 느낌이 강한 이름이지만 실제로는 온라인 콘텐츠에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폰트예요.
이름처럼 책에서 편하게 읽히는 명조체 느낌이라 차분하고 정돈된 분위기가 필요할 때 쓰기 좋고,
사진과 같이 배치했을 때도 존재감이 너무 세지 않아서 마음에 듭니다.
명조체는 잘못 사용하면 너무 오래된 인쇄물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부크크 명조는 비교적 현대적인 디자인에도 무리 없이 섞이는 편이라고 느꼈어요.
고딕만 쓰기에는 조금 심심하고, 그렇다고 지나치게 장식적인 명조를 사용하고 싶지는 않을 때 후보로 한 번 넣어볼 만합니다.
3. 제목 하나만으로 힘을 주고 싶을 때
제목용 폰트는 개인적으로 유행을 가장 빠르게 타는 분야라고 생각해요.
몇 년 전만 해도 여기저기에서 정말 많이 보이던 폰트가 어느 순간 잘 안 보이기도 하고, 갑자기 특정 폰트가 유튜브 썸네일부터 카드뉴스까지 도배되는 경우도 흔하거든요.
그래서 제목용 폰트는 유행하는 폰트를 무조건 따라가기보다는 지금 작업과 얼마나 잘 어울리는지를 먼저 보는 편입니다.

어그로체
어그로체는 이름부터 역할이 굉장히 명확한 폰트죠.
눈에 잘 띕니다 ㅋㅋㅋㅋㅋ
저는 주로 썸네일이나 카드뉴스처럼 짧은 문장을 한순간 강하게 보여줘야 할 때 사용해요.
획이 굵고 존재감이 확실해서 작은 화면에서도 제목이 잘 보이는 편이고
너무 복잡하게 디자인하지 않아도 텍스트 자체가 어느 정도 역할을 해줍니다.
유튜브 썸네일이나 SNS 콘텐츠처럼 짧은 순간에 시선을 잡아야 하는 디자인에서는 특히 사용하기 편해요.
다만 이런 굵은 제목용 폰트는 한 화면에 너무 많이 사용하면 굉장히 답답해질 수 있어서 저는 포인트가 되는 제목 정도에만 사용하는 편입니다.
강조할 때는 확실히 강조하고 나머지는 얌전하게.

평창평화체
평창평화체는 일반적인 고딕체보다 훨씬 개성이 강해서 제목이나 포인트용으로 사용하는 편이에요.
폰트 자체의 모양이 독특해서 단순히 글자만 크게 배치해도 화면에 분위기가 생깁니다.
그래서 이벤트 디자인이나 포스터, SNS 콘텐츠처럼 조금 재미있는 표현이 필요한 작업에 잘 어울려요.
다만 이런 스타일의 폰트는 한동안 유행하면 정말 많이 보이기 때문에 사용하는 시기나 디자인에 따라 느낌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제목용 폰트가 특히 유행을 많이 탄다고 느끼는 이유도 이런 부분 때문이에용..!
저는 그래서 전체 디자인을 이 폰트 하나에 의존하기보다는 한두 개의 중요한 문구에 포인트로 넣는 편입니다.
4. 귀엽거나 감각적인 포인트가 필요할 때
손글씨나 캘리그라피 계열은 본문용이라기보다 디자인의 분위기를 바꾸는 용도로 많이 사용해요.
딱딱한 고딕체만 있는 화면에 손글씨 하나를 살짝 섞어주면 훨씬 친근해지기도 하고, 반대로 사진 위에 캘리그라피를 얹으면 감성적인 분위기가 확 살아나는 경우도 있답니다.
다만! 이런 폰트는 정말 조금만 쓰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예뻐서 여기에도 넣고 저기에도 넣다 보면 갑자기 디자인 전체가 다이어리가 될 수 있어요.

온글잎 윤탱체
귀여운 느낌을 살려야 할 때 제가 자주 사용하는 손글씨 폰트예요.
너무 정돈되어 있지 않은 자연스러운 손글씨 느낌이 있어서 육아, 일상, 생활용품처럼 친근한 분위기의 콘텐츠에 잘 어울립니다.
특히 SNS 이미지나 카드뉴스에서 작은 포인트 문구로 사용하면 귀여운 느낌을 만들기 쉬워요.
본문 전체를 이 폰트로 쓰기보다는 ‘여기도 한번 봐주세요!’하는 느낌의 짧은 문장에 넣는 편입니다.
저도 손글씨 폰트를 좋아하지만 가독성은 항상 따로 봐요.
귀여움에 취해서 긴 설명문까지 손글씨로 쓰면 독자가 조금 힘들어집니다.

이서윤체
이서윤체는 영상 자막 작업할 때 활용하기 좋은 손글씨 폰트라고 생각해요.
손글씨 느낌은 확실히 있지만 너무 장난스럽거나 어린 느낌으로 치우치지 않아서 범용성이 괜찮습니다.
영상에서 짧은 감정 표현이나 포인트 자막을 넣을 때도 자연스럽고, 이미지 콘텐츠에서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어요.
손글씨 폰트가 필요하지만 너무 귀여운 느낌은 싫을 때 제가 후보로 자주 보는 폰트입니다.

카페24 빛나는별
조금 더 캘리그라피 느낌이 필요하면 카페24 빛나는별을 사용합니다.
사진 위에 짧은 문구를 넣거나 감성적인 콘텐츠에서 제목을 표현할 때 예뻐요.
마찬가지로 이런 폰트는 긴 문장보다는 짧은 문구 하나를 크게 보여주는 방식이 제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사진 자체가 중요한 디자인에서 텍스트를 너무 반듯한 고딕으로 넣으면 조금 딱딱해질 수 있는데,
이럴 때 캘리그라피 폰트를 살짝 섞으면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바뀌어요.
다만 디자인 전체가 이미 화려하다면 굳이 추가하지 않습니다.
폰트도 결국 양념이라 너무 많이 넣으면 별로예용.

인천교육자람체
인천교육자람체는 손글씨와 캘리그라피 사이에서 조금 더 포인트를 주고 싶을 때 활용하기 좋아요.
감각적인 필기체 스타일인데 그렇다고 지나치게 진지한 캘리그라피는 아니라서 의외로 여러 디자인에 섞기 편했습니다.
저는 특히 짧은 카피나 사진 위 포인트 문구를 넣을 때 잘 어울리더라고요.
딱딱한 고딕 제목 아래 작은 포인트 문장을 이 폰트로 넣는 식으로 조합해도 괜찮고요.
손글씨 계열은 폰트 하나로 디자인 분위기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메인폰트와의 조합을 보면서 사용하는 걸 추천합니다.
예쁜 무료 폰트는 지금도 정말 많이 나오고 있어요.
저도 새로운 폰트가 나오면 구경하는 걸 좋아하고, 마음에 들면 일단 받아보는 편입니다.
그런데 실제 업무에서는 결국 검증된 몇 개를 계속 다시 찾게 되더라고요.
프리텐다드처럼 그냥 넣어도 웬만하면 정리되는 폰트가 있는가 하면,
어그로체처럼 제목에 힘을 줘야 할 때 찾는 폰트가 있고,
손글씨나 명조처럼 디자인 분위기를 바꾸고 싶을 때 꺼내는 폰트도 있고요.
그래서 저는 폰트를 많이 알고 있는 것보다
‘지금 이 디자인에 어떤 폰트를 꺼내야 하는지’ 알고 있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뭘 써야 할지 정말 모르겠다면 일단 프리텐다드부터 써보세요!
적어도 폰트 때문에 망할 확률은 많이 줄어듭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