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디자이너 포트폴리오는 꼭 PDF만 쓰는 시대는 아닌 것 같아요.
비핸스나 드리블 같은 사이트에 작업물을 올리기도 하고, 개인 포트폴리오 사이트를 만들어 링크 하나로 보여주기도 하니까요.
요즘은 작업물을 릴스나 영상 형태로 만들어서 보여주는 경우도 많고요.
저도 지금 생각하면 이런 방식이 훨씬 편해 보이긴 해요.
그런데 제가 신입에서 1~2년차 정도 경력직으로 넘어가던 시기에는 취업이나 이직을 준비할 때 PDF 포트폴리오를 거의 필수처럼 챙겼어요.
문제는 구인구직 사이트마다 첨부파일 용량 제한이 있다는 거예요.
지금도 고용24처럼 10MB 이내로 제한하는 곳이 있고, 잡코리아나 사람인처럼 비교적 여유 있는 곳도 있지만 사이트마다 기준이 다 달라요.
그래서 PDF 포트폴리오는 진짜 계륵 같은 존재입니다.
요즘 방식으로 보면 굳이 꼭 필요해 보이진 않는데,
막상 취업하려고 하면 '포트폴리오 파일 첨부해주세요.' 하고 자꾸 다시 등장해요.
저도 예전에 이직 준비하면서 포트폴리오 PDF 용량 때문에 꽤 고생했어요.
인디자인으로 작업물을 정리하고 PDF로 뽑았는데 파일이 생각보다 엄청 크게 나오는 거예요.
그런데 지원하려는 사이트는 용량 제한이 있고.
그렇다고 화질을 확 낮추면 제가 만든 작업물이 다 흐릿해지고요.
처음에는 아주 단순하게 생각했어요.
용량 줄이면 되니까 이미지 품질 낮추고 해상도 좀 줄이면 되겠지.
근데 그렇게 저장하고 파일을 열어보니까 내 포트폴리오가 같이 죽어있었습니다..... 안돼...!!!
포트폴리오는 일반 문서랑 다르잖아요.
디자이너가 포트폴리오를 생략할 수도 없고, 내가 만든 디자인을 보여주려고 만든 파일인데 정작 이미지가 뭉개져버리면 용량을 맞춘 의미가 없어요.
그래서 그때부터 PDF를 줄일 때 무조건 작게 만드는 게 아니라 화질과 용량 사이에서 적당한 선을 찾는 식으로 작업하게 됐어요.
1. 화질은 PPI부터 확인하기
제가 포트폴리오 PDF 용량을 줄일 때 제일 먼저 건드렸던 건 이미지 해상도였어요.
PDF로 저장할 때 이미지 해상도를 낮추면 파일 크기가 확실히 줄어들어요.
근데 너무 많이 낮추면 그만큼 이미지가 흐려집니다. 너무 정직하게.. 조금만 덜 정직해도 되는데... 후..
저도 초반에는 파일 용량만 보고 수치를 꽤 많이 내려본 적이 있어요.
전체 화면으로 작게 볼 때는 괜찮아 보였어요.
근데 조금 확대하니까 상세페이지나 제품 이미지가 흐릿하고 작은 텍스트는 뭉개져 보이더라고요.
그때 느꼈어요.
아, 이거 단순히 숫자만 줄이면 안되는 거구나.
특히 디자이너 포트폴리오는 이미지가 중요한 경우가 많잖아요.
제품 이미지 합성을 보여주고 싶은데 제품 외곽이 뭉개져 있거나,
상세페이지 안에 들어간 작은 카피가 흐릿해서 안 읽히면 너무 아까워요.
그래서 저는 한 번에 확 낮추기보다 조금씩 줄여보는 편이 낫다고 느꼈어요.
예를 들어 어느 정도 해상도를 유지한 상태에서 한 번 PDF를 저장하고,
파일 크기 확인하고, 이미지 확대해서 보고, 그래도 너무 크면 다시 조금 낮추는 식이에요.
저도 이 과정을 몇 번 반복했어요. (이거 계속 하면 좀 현타 옵니다.)
근데 포트폴리오는 어쩔 수 없어요.
지원하는 회사에 처음 보여주는 작업물인데 대충 넘기기엔 너무 중요하잖아요.
심지어 우리는 디자이너! 디자이너의 생명줄은 포트폴리오!!
그래서 저는 나중에는 무조건 파일을 작게 만드는 것보다
'업로드 제한 안에 들어가면서도 이미지가 충분히 선명한가' 이걸 더 중요하게 봤어요.
용량 제한이 10MB라면 굳이 3MB까지 만들 필요도 없고요.
9MB대라도 화질이 훨씬 좋다면 저는 그 파일을 선택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어요.
파일 용량 제한은 통과선이지 최저 기록 경쟁은 아니니까요.
2. 압축은 한 번에 세게 걸지 않기
해상도를 조절해도 파일이 생각보다 크게 나올 때가 있어요.
그럼 그다음에 이미지 압축을 건드리게 됩니다. 저도 그랬어요.
해상도 조금 낮췄는데도 크네? '그럼 이미지 품질도 좀 낮춰볼까? 하고 한 단계씩 낮춰봤죠.
용량은 잘 줄어듭니다. 문제는 또 화질이에요. 그만 죽어..!!
특히 해상도도 이미 낮춰놓고 이미지 압축까지 강하게 걸어버리면 생각보다 이미지가 확 뭉개질 수 있어요.
저도 예전에 둘 다 동시에 많이 낮췄다가
이정도면 제출용 포트폴리오가 아니라 미리보기 이미지 아닌가? 싶었던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나중에는 둘을 같이 확 낮추지 않았어요.
해상도를 어느 정도 유지하고 이미지 압축만 조금 낮춰보거나,
반대로 이미지 품질은 유지하면서 해상도만 조절해보는 식으로 비교했어요.
이렇게 하면 어떤 설정이 화질에 더 크게 영향을 주는지 확인하기도 편해요.
그리고 포트폴리오 전체를 다 보는 것보다 이미지가 가장 많이 들어간 페이지를 하나 정해두고 보는 게 편했어요.
제품 이미지가 크게 들어간 페이지나, 합성 작업이 많은 페이지나, 상세페이지를 통째로 넣은 페이지처럼요.
그런 페이지를 기준으로 확대해서 제품 외곽선이 괜찮은지, 작은 글씨가 읽히는지, 그라데이션이 이상하게 깨지지 않는지,
이미지 디테일이 너무 뭉개지지 않았는지 보는 거예요.
텍스트가 많은 페이지는 압축을 많이 해도 차이가 잘 안 느껴질 수 있거든요?
그래서 무조건 제일 이미지가 많은 페이지를 기준으로 봤어요.
그리고 그때부터 파일을 두 가지로 만들어두는 습관도 생겼어요.
하나는 화질을 최대한 살린 일반 PDF(원본).
하나는 용량 제한이 작은 사이트에 올릴 압축 PDF(저용량).
지금도 구인구직 사이트마다 첨부 제한이 다르니까 이 방법이 제일 현실적이라고 생각해요.
잡코리아처럼 비교적 넉넉한 곳에 넣을 때는 굳이 심하게 압축할 필요 없고,
고용24처럼 10MB 이내로 맞춰야 하는 곳에서는 압축 버전을 쓰는 식이에요.
사이트 하나 지원할 때마다 다시 줄이는 것보다 훨씬 편합니다.
3. 안 보이는 데이터부터 줄이기
저는 초반에는 PDF 용량을 줄인다고 하면 무조건 이미지 품질부터 낮췄어요.
그러다 나중에는 순서를 조금 바꿨어요.
이미지 화질을 깎기 전에 안 보여도 되는 데이터부터 먼저 줄여보자 하고요.
인디자인으로 작업하다 보면 원본 이미지를 엄청 크게 올려놓고 실제로는 프레임 안쪽 일부만 잘라서 쓰는 경우가 많잖아요.
화면에는 이미지의 일부만 보이는데 원본 데이터는 훨씬 크게 들어가 있을 수 있어요.
최종 제출용 PDF라면 화면 밖으로 잘려나간 부분까지 굳이 다 포함할 필요가 없는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PDF를 나중에 다시 편집할 목적이 아니라 정말 제출용 최종본으로 쓸 거라면 편집에 필요한 불필요한 정보도 최대한 줄이는 편이 파일 크기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저는 이런 부분부터 먼저 정리한 다음 그래도 용량이 크면 해상도와 이미지 품질을 조절했어요.
쉽게 말해서 안 보이는 것부터 버리고, 그래도 크면 화질을 조금씩 줄이는 거예요.
처음에는 이미지 품질부터 줄였다가 결과물을 보고 다시 되돌리는 일이 많았는데,
이런 식으로 바꾸니까 적어도 용량은 줄었는데 내 새끼들도 같이 죽는 불상사는 좀 덜했어요.
그리고 지금 생각해보면 이 모든 과정이 정말 PDF 포트폴리오의 단점이긴 해요.
비핸스나 개인 포트폴리오 사이트였다면 이런 압축 고민을 안 해도 되잖아요!!!!
작업물 고화질로 올리고 새로운 작업이 생기면 추가하고.
요즘은 릴스로 작업 과정을 보여주는 방법도 있으니까 포트폴리오 형태 자체가 훨씬 다양해졌으니 여차하면 영상도 같이 보여줄 수 있고요
근데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파일 첨부를 요구하는 순간 다시 PDF 압축의 세계로...
진짜 버릴 수도 없고 메인으로 쓰기도 애매한 계륵이에요.
아무튼 용량 제한은 어느 정도 맞추되, 내 작업물까지 같이 쪼그라들게 만들지는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