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어떤 디자인 작업할때 재미있나요?
저는 여러 디자인 업무 중에서 이벤트나 프로모션 랜딩페이지 만드는 걸 제일 좋아했어요!
상세페이지보다 레이아웃을 조금 더 과감하게 잡을 수 있고, 시즌에 따라 분위기를 확 바꿀 수도 있고, 메인 비주얼도 이것저것 재미있게 시도해볼 수 있었거든요.
당시에 유행하는 말이나 밈을 살짝 비틀어서 카피를 만들어보기도 하고,
할인 이벤트라면 숫자를 화면 가득 크게 써보기도 하고,
연말이나 시즌 프로모션이면 평소보다 훨씬 화려하게 밀어붙일 수도 있고요.
근데 막상 실무에서 많이 만들어보면 이것도 마냥 자유롭지만은 않아요.
담당자는 행사 내용을 전부 보여주고 싶어 하고, 쿠폰도 중요하고, 사은품도 중요하고, 행사 제품도 중요하고, 또 기간도 절대 빠지면 안 됩니다.
그러다 보면 처음에는 예쁘게 시작했던 페이지가 중간부터 갑자기 안내문처럼 변할 수도 있어요. (저도 그런 거 많이 해봤어요.)
그래서 나중에는 이벤트 랜딩페이지를 만들 때
첫 화면에서 사람을 잡는 메인 비주얼,
혜택을 이해하기 쉽게 정리하는 구성,
그리고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는 CTA
이 세 가지를 특히 신경 쓰게 됐어요.
1. 메인비주얼에서 행사를 바로 보여주기
이벤트 랜딩페이지 작업할 때 특히 재미있어했던 부분이 메인 비주얼이었어요.
첫 화면이니까 제일 자유롭게 디자인 욕심을 낼 수 있는 곳이기도 했고요.
근데 신입 때는 여기서도 조금 욕심이 과했습니다.
열정 과다로 예쁜 이미지도 왕창 넣고, 장식 그래픽 넣고, 카피도 멋있게 넣고.
제품도 예쁘게 배치하고, 전체 분위기까지 완벽하게 만들려고 했어요.
그러다 보면 정작 '그래서 무슨 이벤트인데?'가 늦게 보이는 경우가 있었어요.
예를 들어 할인 프로모션인데 첫 화면은 너무 예쁘게 만들었는데 할인율이 작거나,
사은품 이벤트인데 사은품보다 제품 이미지가 훨씬 커서 무엇을 주는 행사인지 바로 안 보이는 식이에요.
저는 이벤트 메인 비주얼을 계속 만들면서 결국 첫 화면에서 제일 중요한 건 행사의 정체가 바로 보여야 한다는 걸 많이 느꼈어요.
되도록이면 2초 안에요. 사람들은 생각보다 매정합니다... 관심 없으면 1초 보고 다 나가요.
그러니 할인 행사라면 얼마나 할인하는지, 증정 이벤트라면 뭘 주는지,
신제품 런칭이라면 어떤 제품이 새로 나왔는지, 회원가입 프로모션이라면 가입하면 무엇을 받는지
이런 것들이 한눈에 보여야 했어요.
그래서 메인 비주얼을 잡기 전에 담당자한테 이번 행사에서 어떤 종류(최저가, 신제품 등)가 강점인지 꼭 물어봤어요.
만약 최대 50% 할인이 제일 강하다면 숫자를 과감하게 키울 수도 있고,
사은품이 정말 좋은 행사라면 사은품을 제품 옆에 조그맣게 붙이지 않고 메인급으로 보여줄 수도 있고요.
행사 제품이 여러 개라면 대표로 보여줄 제품도 골랐어요.
꼭 제일 비싼 제품이나 스펙 좋은 제품일 필요는 없었어요.
이번에 판매를 밀어야 하는 주력상품일 수도 있고,
가격이 좋아서 고객을 끌어올 미끼상품일 수도 있고,
그냥 생긴 게 예뻐서 메인 비주얼에 넣었을 때 화면이 제일 잘 나오는 제품일 수도 있었어요.
그리고 메인 카피도 욕심내지 않으려고 했어요.
행사 설명을 첫 화면에서 전부 하려고 하면 자꾸 제목이 길어지더라고요.
메인에서는 핵심 메시지만 강하게 보여주고 나머지 조건은 아래에서 설명하는 게 훨씬 나았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써야한다면 메인 헤드카피 바로 밑에 바디카피 간략하게 쓰는 정도로요.
딱 봤을 때 무슨 행사인지 알겠으면 그때부터가 제일 신나는 구간입니다 :)
2. 혜택구성은 중요도 순서대로 보여주기
메인 비주얼 다음부터는 진짜 정보 싸움이에요.
이벤트 페이지를 만들다 보면 혜택이 하나만 있는 경우보다 여러 개가 같이 붙는 경우가 많잖아요?
특별 할인쿠폰이나 특정 금액 이상 구매하면 사은품이 있다거나.
라이브 혜택이나 타임세일같은 제품별 추가할인 있기도 하고.
회원이면 구매 후 포인트가 얼마까지 적립되고, 기간 안에 구매하면 추첨 이벤트도 있고.
이걸 기획서에서 보면 전부 한 줄씩 정리돼 있으니까 별로 많아 보이지 않는데, 디자인에 넣으면 갑자기 엄청 많습니다.
저도 초반에는 기획서 순서대로 그대로 배치했던 적이 있어요.
담당자가 1번에 써준 내용부터 만들고, 2번, 3번 만들고.
근데 일을 하다 보니까 기획서에 적힌 순서와 실제 소비자가 봐야 할 순서가 꼭 같지는 않더라고요.
그래서 나중에는 혜택을 먼저 나눠봤어요.
가장 강한 혜택, 제품 구매에 직접 영향을 주는 혜택, 조건이 붙는 부가 혜택, 참여 방법이나 유의사항 등 이런 식으로요.
예를 들어 30% 즉시 할인이 있고, 구매자 중 추첨해서 경품을 주는 이벤트가 같이 있다면 저는 대부분 할인을 먼저 크게 보여줬어요. 일단 할인율이 크니까요.
그리고 누구나 받을 수 있는 혜택과 당첨돼야 받을 수 있는 혜택은 체감이 다르거든요.
반대로 사은품 자체가 굉장히 좋은 행사라면 사은품 영역을 훨씬 위로 올릴 수도 있었고요.
결국 페이지 구성도 디자인 감각만으로 정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이 뭘 보고 구매할까?'를 끊임없이 생각해야 했어요.
그리고 혜택이 많다고 각 영역을 전부 다른 디자인으로 만들지도 않았어요.
초반에는 섹션마다 재미있게 해보겠다고 여기는 카드형, 저기는 원형.
여기 사진은 크게, 저기는 작게, 또 다음은 컬러 완전히 바꾸고.
거짓말 아니고 정말 이렇게 만들었던 적도 있는데요...ㅋㅋ (부끄럽당..)
다 만들고 보면 다 따로 놀아요.
그래서 혜택이 여러 개라면 반복되는 레이아웃 규칙을 어느 정도 만들어두는 게 훨씬 깔끔했어요.
예를 들어 핵심 혜택은 큰 이미지와 짧은 카피로 보여주고,
그 아래 부가 혜택들은 같은 형태의 박스로 정리하고,
마지막 참여방법은 숫자 1, 2, 3으로 통일하는 식이에요.
사용자가 스크롤하면서 '아, 여기부터는 혜택 설명이구나.' 하고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게요.
그리고 담당자가 모든 혜택을 크게 만들어달라고 하면
'요즘 소비자들이 뾰족한 구매를 선호해서 그렇게 하면 다같이 안 팔리더라고요.. 이 중에서 제일 중요한 거 하나만 고르면 뭘까요?' 하고 한번 설명해드렸어요.
실제로 요즘 마케팅팀에 판매추이 물어보면 핀셋 구매 형태가 정말 많이 늘었거든요.
3. CTA는 행동할 곳에 바로 보여주기
이벤트 랜딩페이지를 만들 때 의외로 뒤늦게 신경 쓰게 됐던 게 CTA였어요.
CTA는 쉽게 말하면 사용자가 실제로 행동하게 만드는 버튼이에요.
쿠폰 받기.
이벤트 참여하기.
회원가입하기.
제품 구매하기.
이런 것들이요. 많이 보셨죠?!
신입 때는 이런 버튼을 디자인 요소 중 하나 정도로만 생각했던 것 같아요.
페이지 하단에 버튼 하나 예쁘게 넣어놓고 끝!
근데 온라인 페이지는 사람들이 감상만 하려고 들어오는 게 아니잖아요.
할인쿠폰 받으러 왔으면 쿠폰을 받을 수 있어야 하고,
제품이 마음에 들었으면 바로 구매하러 갈 수 있어야 하고,
이벤트 참여 조건을 읽었으면 바로 참여할 수 있어야 해요.
그래서 나중에는 CTA를 페이지 끝에 한 번만 넣지는 않았어요.
내용이 긴 페이지라면 사용자가 행동하고 싶어지는 지점에 맞춰 버튼을 배치했어요.
예를 들어 할인쿠폰 설명 바로 아래에는 '쿠폰 받기' 버튼을 넣고,
제품 혜택까지 충분히 보여준 뒤에는 '구매하러 가기' 버튼을 넣는 식이에요.
사람이 페이지 끝까지 내려가서 버튼을 찾아야만 한다면 중간에 그냥 나갈 수도 있으니까요.
버튼 문구도 애매하게 쓰지 않으려고 했어요.
'자세히 보기' 보다 '쿠폰 받기' 혹은 '이벤트 참여하기', '제품 보러가기'처럼
눌렀을 때 뭘 하게 되는지 바로 알 수 있는 문구가 클릭율이 좋았어요.
그리고 버튼 디자인도 페이지 안에서 묻히면 안 됐어요.
예전에 디자인 톤 맞춘다고 배경색이랑 비슷한 컬러로 버튼을 만든 적이 있었는데요.
아주 자연스럽게 잘 어울리고 예쁘긴 한데요, 너무 잘 어울려서 이게 클릭 버튼인지 잘 안보이더라고요.
그때부터는 CTA는 조금 못생겨지더라도 클릭할 수 있는 요소라는 게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주변에 여백을 두거나, 색 대비를 조금 더 주거나, 버튼처럼 보이는 형태를 확실하게 만들어주는 식으로요.
그리고 중요한 건 실제 링크도 꼭 눌러보는 겁니다.
버튼은 예쁜데 눌렀더니 엉뚱한 상품으로 간다?
쿠폰 받기 눌렀는데 메인 홈페이지로 간다? 디자인이고 뭐고 그 순간 끝입니다.
그래서 최종 검수할 때는 CTA마다 직접 눌러보고 실제로 내가 예상한 곳에 가는지 확인했어요.
저는 랜딩페이지를 오래 만들면서 CTA를 단순한 버튼으로 보지 않게 됐어요.
페이지에서 설명을 충분히 했으면 그다음에는 사용자가 바로 움직일 수 있게 길을 열어줘야 하더라고요.
그리고 만약 디자이너는 아닌데 이벤트 랜딩페이지를 직접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처음부터 포토샵으로 전부 만들려고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요즘은 캔바나 망고보드처럼 템플릿이 잘 갖춰진 사이트도 많아서 기본 레이아웃을 잡는 시간 자체를 많이 줄일 수 있거든요.
특히 디자인 경험이 많지 않다면 빈 화면에서 시작하는 것보다 이미 잘 만들어진 이벤트 페이지나 프로모션 템플릿을 하나 골라서 필요한 내용만 바꾸는 게 훨씬 편할 수 있어요.
다만 한 가지 주의사항이 있다면, 템플릿이 있다고 해서 내용까지 알아서 정리해주는 건 아니라는 점이에요.
이번 행사에서 제일 중요한 혜택이 뭔지, 첫 화면에서 어떤 문구를 보여줄지, 사용자가 어디를 눌러야 하는지는 직접 정해야 합니다.
저는 아직도 이벤트 랜딩페이지를 만들 때가 재미있는 편이에요 ㅋㅋㅋ
돌이켜 보니 저는 자유도가 높은 디자인을 선호하는 것 같네요.
다만 자유롭다고 해서 막 만드는 건 아니고요!
기획을 가지고 맛있게 만드는 디자인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