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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페이지 제작시간 줄이는 방법 (기획, AI 레이아웃, 생성형 이미지)

by 디자이너 소엘 2026. 9. 4.

제가 상세페이지를 처음 만들던 시절이랑 지금은 작업 방식이 정말 많이 달라졌어요.

예전에는 원하는 이미지가 없으면 직접 찾아야 했고, 못 찾으면 합성을 해야 했고, 그것도 안 되면 촬영을 해야 했어요.

레이아웃이 안 떠오르면 레퍼런스 사이트를 계속 돌아다녔고요.

 

그래서 경력이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자료를 미리 정리하고, 레이아웃을 먼저 잡고, 자주 쓰는 작업방식을 만들어두는 식으로 시간을 줄여왔어요.

그런데 AI가 나오면서 또 한 번 크게 바뀌었어요.

예전에는 두세 시간 걸렸을 일을 훨씬 짧게 끝낼 수도 있고, 머릿속으로만 생각했던 이미지를 바로 만들어볼 수도 있고, 시간이 없을 때 레이아웃 방향을 여러 개 뽑아놓고 비교해볼 수도 있게 됐어요.

 

처음에는 저도 '이러다가 디자이너 할 일 없어지는 거 아니야?' 싶었던 적이 있었어요.

근데 실제로 업무에 계속 써보니까 생각이 조금 달라졌어요.

AI 때문에 디자이너가 필요 없어졌다기보다는 디자이너가 시간을 쓰는 곳이 달라지고 있다는 느낌에 가까웠어요.

 

예전에는 만드는 데 시간을 많이 썼다면 지금은 뭘 만들지 정하고, AI가 만든 것 중 뭘 쓸지 고르고, 남들과 비슷해지지 않게 다시 손보는 데 더 많이 생각하게 됐어요.

제가 실제 작업하면서 가장 크게 바뀌었다고 느낀 부분은 세 가지였어요.

 

 

1. 자료 정리 시간 줄이고 기획에 신경쓰기

예전에는 상세페이지 자료를 받으면 제가 하나씩 다 열어봤어요.

제품 소개서 보고, 스펙표 보고, 메일 확인하고, 담당자가 메신저로 따로 보낸 내용까지 다시 찾아보고요. 자료가 많을 때는 본격적으로 디자인하기도 전에 꽤 지쳤어요.

 

그래도 안 볼 수는 없었어요. 대충 보고 시작했다가 나중에 중요한 내용을 발견하면 이미 만든 걸 다시 뒤집어야 했거든요.

예전에 그런 식으로 작업하다가 상세페이지를 꽤 만들고 나서야 '이 제품은 사실 이 기능이 제일 중요해요.'라는 말을 들은 적도 있었어요.

 

그러면 중간에 있던 기능 하나만 위로 올리면 되는 게 아니잖아요.

메인 카피도 달라지고, 앞부분 이미지도 달라지고, 전체 내용 순서까지 영향을 받아요.

그런 일을 몇 번 겪고 나서는 디자인보다 자료 정리를 먼저 하게 됐어요.

 

그런데 일이 몰려 있으면 이것도 쉽지는 않았어요.

상세페이지 하나만 하루 종일 붙잡고 있는 게 아니라 배너 수정 들어오고, SNS 하나 만들어야 하고, 중간에 회의 끼고, 또 다른 제품 작업까지 같이 걸려 있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기획을 잘하면 결과물이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건 알면서도 물리적으로 시간이 없으면 '일단 만들자.' 하고 넘어갈 때가 생겼어요.

요즘은 여기서 AI 도움을 꽤 많이 받아요.

받은 자료를 먼저 정리시키고, 기능별로 나눠보거나, 반복되는 내용이 있는지 확인하고, 제가 놓쳤을 만한 부분을 한번 더 뽑아보는 식이에요.

 

여기서 중요한 건 AI가 정리한 걸 그대로 기획안으로 쓰는 건 아니에요.

제가 다시 봅니다. 오히려 이 과정에서 '이건 왜 이렇게 중요하다고 잡았지?', '실제 판매 포인트는 이게 아닌데.', '이건 세일즈팀에 물어봐야겠다.' 하는 게 더 빨리 보여요.

예전에는 자료를 읽고 정리하는 것만으로 시간이 많이 지나갔다면 지금은 그 시간을 줄여놓고 제가 판단해야 하는 부분에 조금 더 시간을 쓰게 된 거예요. 저는 이게 꽤 좋았어요.

 

AI를 쓰면 기획을 대충 하게 될 줄 알았는데 제 경우에는 반대였거든요.

같은 한 시간 안에서 예전보다 한 번 더 검토할 수 있게 됐어요.

상세페이지뿐 아니라 저는 디자인 작업 대부분이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앞에서 방향을 제대로 잡아놓으면 뒤에서 훨씬 편해요.

이미지 하나를 기가 막히게 만들어도 처음부터 뭘 보여줘야 하는지 잘못 잡으면 결국 예쁜데 애매한 결과물이 나올 수 있거든요.

 

그래서 요즘은 AI로 시간을 아꼈으면 그 시간만큼 기획에서 한 번 더 보는 편이에요.

저한테는 이게 AI 쓰면서 생긴 가장 큰 변화 중 하나였어요.

 

 

2. 시간이 부족할 때 AI로 레이아웃 만들어보기

예전에는 레이아웃 아이디어가 안 나오면 레퍼런스를 엄청 많이 봤어요.

경쟁사 상세페이지 보고, Pinterest 보고, 해외 사이트 보고, 비슷한 카테고리 찾아보고.

그렇게 보다 보면 '아, 이런 식으로 풀어볼까?' 하는 게 생겼어요.

 

지금도 레퍼런스 보는 건 똑같아요. 근데 일이 많이 몰려 있을 때는 이 방법에도 한계가 있었어요.

오늘 안에 방향을 정해야 하는데 레퍼런스만 한 시간 넘게 보고 있을 수는 없잖아요.

특히 저는 실무하면서 동시에 여러 작업을 잡고 있는 경우가 많았어요.

상세페이지 만들고 있는데 갑자기 배너 수정 들어오고, SNS 콘텐츠 하나 급하게 필요하다고 하고, 다시 상세페이지 돌아오면 아까 생각했던 흐름이 날아가 있고. 이런 날 진짜 많았어요.

 

시간은 금입니다. 아니 실무에서는 거의 현금이에요.

그래서 요즘은 시간이 촉박하면 AI한테 제가 생각한 조건을 주고 레이아웃 방향을 여러 개 먼저 만들어보기도 해요.

제품이 어떤 건지, 중요한 기능이 뭔지, 이미지와 텍스트 비율은 어느 정도였으면 하는지, 전체 분위기는 어떤지.

조건을 넣어서 여러 안을 빠르게 봐요.

 

그걸 그대로 쓰지는 않아요. 실제로 받아보면 웃긴 것도 많습니다. ㅋㅋㅋㅋㅋ

누가 상세페이지를 이렇게 만드냐 싶은 것도 있고, 정보량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도 있고, 디자인은 그럴듯한데 실제로 쓰기는 어려운 것도 있어요.

 

대신 그 안에서 '이미지를 이렇게 크게 쓰는 건 괜찮네.', '여기서 기능 세 개 묶는 방식은 써먹을 수 있겠다.' 정도의 힌트를 얻는 거예요.

제가 예전 방식으로 레이아웃 러프를 세 개 직접 만들려면 그만큼 제 시간이 들어갔어요.

지금은 짧은 시간 안에 여러 방향을 보고 쓸 만한 것만 제가 다시 정리할 수 있게 됐고요.

특히 바쁠 때 사람이 자꾸 자기가 하던 방식으로 돌아가거든요.

저도 그래요. 전에 썼던 레이아웃, 익숙한 구성, 빨리 만들 수 있는 방식. 그러면 작업은 빨라지는데 결과물이 계속 비슷해질 수 있어요.

 

AI를 여기서 참고용으로 쓰면 제가 처음 생각하지 않았던 구성을 한 번 더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저는 이걸 AI한테 디자인을 맡긴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옆에 앉혀놓고 '야, 일단 생각나는 거 여러 개 던져봐.' 시키는 느낌에 가까워요.

그중에 건질 게 없으면 버리면 되고요 :)

예전에는 시간이 부족하면 아이디어를 덜 보는 쪽으로 타협했다면 지금은 같은 시간 안에서도 여러 방향을 훑어볼 수 있게 됐어요. 저한테는 그 차이가 꽤 컸어요.

 

 

3. 생성형 이미지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 디자인'

생성형 AI 나오고 제가 가장 신기했던 건 이미지였어요.

예전에는 상세페이지 만들다가 머릿속에는 딱 필요한 장면이 있는데 그 이미지가 없으면 정말 답답했어요.

 

제품은 책상 왼쪽에 있고, 노트북이 옆에 있고,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장면인데 오른쪽에는 카피 들어갈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고. 머릿속에서는 완벽합니다.

근데 받은 자료 폴더 열어보면 제품 정면 사진 하나가 끝인 경우가 정말 많았거든요.

 

예전에는 여기서 선택해야 했어요. 스톡 이미지를 찾아서 합성하거나, 직접 촬영하거나, 있는 사진에 맞춰 레이아웃을 바꾸거나. 저는 전자제품을 많이 해서 합성을 정말 많이 했어요.

제품 각도 맞추고, 배경 원근 맞추고, 빛 방향 맞추고, 그림자 만들고, 색온도 맞추고. 잘 만들면 뿌듯한데 시간은 아주 잘 녹습니다.

 

요즘은 이 부분이 정말 편해졌어요.

원하는 구도나 조명, 제품이 놓일 자리, 카피가 들어갈 여백까지 생각해서 필요한 이미지를 생성해볼 수 있으니까요.

예전 같으면 '이거 촬영까지 해야 하나...' 했던 이미지를 일단 딸깍해서 볼 수 있어요.

이건 솔직히 너무 좋습니다. 저는 굳이 옛날로 돌아갈 생각도 전혀 없어요.

 

그런데 AI 이미지를 계속 쓰다 보니까 또 다른 문제가 보이기 시작했어요.

요즘 AI가 너무 좋아져서 디자인 비전공자도 상세페이지를 정말 금방 만들 수 있잖아요.

실제로 보면 이미지도 그럴듯하고, 폰트도 적당히 들어가 있고, 배치도 얼핏 보면 꽤 괜찮아요.

처음 봤을 때는 '와 이 정도면 진짜 누구나 만들겠는데?' 싶을 정도였어요.

 

그런데 그런 작업물을 계속 보다 보니까 이상하게 다 비슷해 보여요.

제품 가운데 크게 있고, 그라데이션 배경 있고, 주변에 빛 번지고, 영문 카피 들어가고, 비슷한 카드형 레이아웃 나오고.

레이아웃 뿐만 아니라 스토리텔링 서순까지 똑같은 경우도 부지기수예요.

 

더 큰 문제는 카테고리가 다른데도 어디서 본 것 같은 상세페이지가 계속 생기는 거예요.

예전에는 전자제품이면 전자제품, 화장품이면 화장품, 식품이면 식품마다 카테고리 특유의 디자인 차이가 꽤 있었는데요.

요즘은 생성형 이미지와 AI 템플릿 느낌이 강해지면서 전체적인 생김새가 묘하게 비슷해진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저도 AI를 많이 쓰지만 이걸 보면서 좀 경계하게 됐어요.

편하다고 AI가 만들어주는 이미지를 계속 그대로 받아 쓰면 제 작업도 저 무리에 섞일 수 있겠구나 싶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오히려 AI를 쓸수록 제가 원하는 방향을 더 정확하게 정하려고 해요.

어떤 조명을 쓸지, 제품을 어떤 각도로 보여줄지, 기존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분위기는 뭔지, 페이지 전체에서 이 이미지가 무슨 역할을 할지까지 생각하고 그걸 프롬프트에 넣어요.

 

그리고 나온 결과도 그냥 예쁘다고 쓰지는 않아요.

제품 형태가 맞는지 보고, AI 특유의 과한 빛이나 질감을 줄이고, 제가 작업하는 상세페이지에 맞게 다시 보정하고, 필요하면 합성도 다시 해요.

 

결국 예전에는 이미지를 직접 만드는 능력이 중요했다면 요즘은 AI가 만든 수많은 결과물 중에서 뭘 쓰고 뭘 버릴지 판단하는 능력도 중요해진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앞으로는 이 차이가 더 커질 거라고 생각해요.

누구나 그럴듯한 이미지를 만들 수 있게 됐으니까 그냥 '예쁜 이미지 만들 줄 아는 디자이너'만으로는 예전보다 차별화가 어려워졌잖아요.

 

그래서 오히려 내가 어떤 디자인을 좋아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정보를 정리하는지, 어떤 이미지 톤을 쓰는지, 내 작업을 보면 어느 정도 일관된 느낌이 있는지가 더 중요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AI를 안 쓰는 게 답은 아니에요. 써야죠. 안 쓰면 시대에 뒤쳐지는 걸요?

 

대신 AI가 제 디자인 스타일을 결정하게 두지는 않으려고 해요.

제가 원하는 걸 만들기 위해 AI를 쓰는 것과 AI가 만들어준 걸 내 디자인이라고 쓰는 건 나한테 좋은 방향도 아니거니와 포트폴리오에 활용하기도 어려워져요.

요즘처럼 양산형 상세페이지가 많아질수록 오히려 이런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게 디자이너 개인의 가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AI를 쓰기 시작한 뒤 제가 제일 크게 느낀 건 작업이 빨라졌다는 것보다 시간을 어디에 써야 하는지가 바뀌었다는 점이었어요.

예전에는 없는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레이아웃을 여러 번 직접 그려보고, 자료를 하나씩 다시 정리하는 데 시간을 많이 썼다면 요즘은 그 과정을 AI로 조금 줄일 수 있게 됐어요.

 

그 대신 저는 거기서 번 시간을 기획이나 선택에 더 쓰려고 해요.

이 레이아웃이 정말 이 제품에 맞는지, 이 이미지가 브랜드 분위기와 맞는지, 결과물이 다른 AI 상세페이지와 똑같아 보이지는 않는지 한 번 더 보는 식으로요.

 

요즘은 정말 딸깍 몇 번이면 꽤 그럴듯한 결과물을 만들 수 있어요.

그래서 오히려 그다음이 더 중요해진 것 같아요.

AI가 만들어준 결과에서 어디까지 가져오고, 어디를 버리고, 어디서부터 내 스타일을 다시 넣을지. 저는 요즘 그 판단까지 포함해서 디자이너의 실력이라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아무튼 저는 AI는 계속 열심히 쓸 생각입니다.

대신 편해진 만큼 다 비슷한 디자인을 만들지는 말자고요.

딸깍은 누구나 할 수 있으니까요. 그다음부터가 내 디자인인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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