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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추가 업무 제대로 인정받는 방법 (기록, 성과, 연봉)

by 디자이너 소엘 2026. 9. 5.

디자이너 여러분.

솔직히 처음 입사할 때 들었던 업무만 계속 하시는 분 있나요?

만약 그렇다면 당신은 복받은 디자이너입니다 ㅠㅠ

 

저는 디자이너로 오래 일했지만 입사할 때 당시 업무보다 훨씬 더 많은 디자인을 해야했어요.

처음에는 새로운 일이 들어오면 그냥 했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했고, 회사에서 필요한 작업인데 굳이 '이건 제 업무 아닌데요?' 하고 선을 긋고 싶지도 않았거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한 가지를 확실하게 느꼈어요.

처음에는 '추가 업무'였던 일이 몇 번 반복되면 어느 순간 너무 자연스럽게 '원래 네가 하는 일'이 되어버립니다.

영상 한번 만들어줬더니 다음 영상도 제가 만들고, 촬영 한번 참여했더니 다음 제품 촬영에도 자연스럽게 들어가고, 이것저것 잘 처리하다 보면 업무범위는 계속 넓어져요.

 

그런데 제가 그걸 따로 챙기지 않으면 아무도 친절하게 정리해주지 않더라고요.

'원래 상세페이지 담당이었는데 올해는 영상도 이만큼 만들었고, 촬영도 참여했고, 이런 부분까지 추가로 했으니 이 사람의 가치가 많이 올라갔군!'

회사에서 알아서 이렇게 정리해줄 거라고 기대하면 안 됩니다.

 

내가 한 일은 결국 내가 제일 잘 알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경력이 쌓이면서 추가 업무가 생겼다면 그냥 열심히 하는 것에서 끝내지 않고, 기록하고, 성과를 확인하고, 마지막에는 연봉과 평가까지 신경써서 관리하게 되었어요.

 

 

 

1. 추가 업무는 기록하기

저도 예전에는 제가 한 일을 꼼꼼하게 기록하는 스타일은 아니었어요. (파워 PPP)

프로젝트가 들어오면 작업하고, 끝나면 다음 작업하고.

상세페이지 만들다가 배너 수정하고, SNS 이미지 하나 급하게 들어오고, 갑자기 영상까지 만들어달라고 하면 또 만들고.

 

그렇게 하루하루는 정말 바쁜데 몇 달 지나면 신기하게 기억이 잘 안 납니다.

연말쯤 돼서 올해 무슨 일 했지? 생각해보면 분명 죽도록 바빴거든요.

근데 기억나는 건 몇 개 없음. 바빴다는 감정만 남아있음.

이런 상태로 갑자기 연봉협상 들어가려면 아주 막막합니다.

 

그래서 원래 업무가 아닌 일을 추가로 많이 했다면 더 잘 남겨둬야 해요.

예를 들어 상세페이지 디자인이 기본 업무였는데 제품 촬영에도 참여했다면 촬영도 기록하고, 그 제품의 SNS 영상까지 만들었다면 영상 작업도 따로 적어두는 거예요.

 

상세페이지 제작했음! 한 줄로 끝내지 말고 실제로 내가 한 게 '제품 자료 분석, 상세페이지 기획 및 디자인, 이미지 합성, 촬영 참여, SNS 영상 제작'이었다면 그냥 그대로 남기는 거죠.

 

저는 이런 걸 나중에 포트폴리오 만들면서 더 크게 느꼈어요.

회사에 다닐 때는 매일 하던 일이라 별거 아닌 것처럼 느껴졌는데 몇 년 치를 쭉 모아보니까 제 강점이 보이더라고요.

전자제품 상세페이지를 정말 많이 했고, 생각보다 영상도 많이 만들었고, 촬영에도 꽤 참여했고, 온라인 콘텐츠 전반을 계속 다뤄왔다는 식으로요.

 

그리고 프로젝트 안에서 내가 정확히 어디까지 했는지도 가능하면 같이 기록해두는 게 좋아요.

기획부터 한 건지, 디자인만 한 건지, 카피 수정까지 했는지, 단독 작업인지 협업인지.

몇 년 지나면 정말 기억이 안 날 수도 있어요.

이거 내가 기획했나...? 이 합성 누가 했지...?

과거의 나를 너무 믿지 마세요. 기억력 생각보다 별로예요. ㅋㅋㅋㅋㅋ

 

특히 내가 기존 바운더리에서 벗어나 한 일은 더더욱! 적어두는 편이 좋아요.

왜냐하면 몇 번 반복되고 나면 나조차도 그걸 '원래 하던 일'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하거든요.

내가 이런 상태면 회사는 이미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고요.

 

저는 그래서 추가 업무가 생겼다면 일이 하나 늘었다고만 생각하지 않아요.

내 경력에 새로 붙일 수 있는 재료 하나가 생겼다고 생각해요.

대신 그 재료는 제가 챙겨놔야 나중에도 오롯이 제 것이 됩니다.

 

 

2. 추가 업무는 성과까지 챙기기

제가 기록 다음으로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건 그 일이 실제로 어떤 결과를 만들었는지 확인하는 거였어요.

디자인은 화면으로 결과가 바로 보이니까 '이거 제가 만들었습니다.'만 보여주면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쉽잖아요.

 

그런데 세일즈팀이나 마케팅팀과 오래 같이 일하면서 저는 그 뒤까지 자꾸 궁금해졌어요.

이 프로모션 실제 반응이 괜찮았는지, 상세페이지 바꾸고 판매에 변화가 있었는지, SNS 콘텐츠는 어떤 게 반응이 좋았는지.

그래서 가능하면 작업이 끝난 뒤 결과를 물어보는 편이었어요.

 

매출이 올랐다고 제가 디자인을 잘해서 100% 올랐다고 말할 수도 없고, 모든 디자인을 매출과 직접 연결할 수 있는 건 아니었지만 가격이나 광고, 제품 자체의 경쟁력처럼 영향을 주는 요소가 정말 많으니까요.

대신 확인할 수 있는 결과가 있다면 챙겨두는 건 분명 도움이 됐어요.

 

그리고 저는 작업할 때 요청받은 것만 딱 하고 끝내는 경우가 많지는 않았어요.

상세페이지나 프로모션을 만들다가 제가 보기에 하나 더 들어가면 판매에 도움이 될 것 같은 요소가 있으면 추가해서 드릴 때도 있었어요.

 

여기서 사회생활 꿀팁 나갑니다!! 저는 그럴 때 결과물만 조용히 건네지는 않았어요.

"땡땡님, 따로 말씀하시진 않았는데 이 요소가 있으면 매출 올리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같이 추가해드렸어요." 이렇게 말씀드렸어요.

 

일정을 앞당겨서 작업한 경우도 비슷했어요.

원래 다음 주까지 드리기로 한 작업인데 제가 일정을 보니까 며칠 먼저 나가는 게 홍보에 훨씬 유리할 것 같다면 가능한 범위에서 빨리 끝내드리고

"원래 언제까지 드리기로 했던 건데 날짜를 보니까 조금 더 빨리 홍보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서 신경 써서 먼저 마무리했어요." 하고 알려드렸어요.

 

여기서 제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생색내기가 아니었어요.

제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추가로 움직였는지를 상대방이 알게 하는 거예요.

말하지 않으면 상대방은 그냥 '빨리 왔네.' 혹은 '뭔가 하나 더 들어갔네.' 하고 끝날 수도 있잖아요.

제가 왜 그렇게 했는지 설명하면 그때부터는 단순한 결과물이 아니라 제가 프로젝트를 어떻게 생각했는지도 같이 전달돼요.

 

성과도 꼭 매출 몇 퍼센트 상승 같은 숫자만 있는 건 아니었어요.

원래 외주로 진행하던 영상을 제가 내부에서 만들었다면 외주 비용을 줄인 것도 결과가 될 수 있고, 작업방식을 개선해서 제작시간이 줄었다면 그것도 성과예요.

콘텐츠 제작량이 늘거나 새로운 작업까지 내부에서 처리할 수 있게 된 것도 마찬가지고요.

 

저는 예전보다 일을 오래 할수록 '무엇을 했느냐'와 '그래서 무엇이 달라졌느냐'를 같이 보려고 했어요.

이 두 개가 같이 있어야 나중에 제가 한 일을 설명할 때 훨씬 힘이 생기더라고요.

 

 

3. 추가 업무는 연봉으로

여러분. 이 부분은 제가 경험으로 정말 크게 느꼈어요.

사실 이 내용을 쓰고 싶어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답니다.

 

내가 일을 많이 했다는 사실과 회사에서 내가 일을 많이 했다고 인식하는 건 완전히 별개의 문제예요.

실무자가 저와 일하면서 '이 사람 진짜 일 잘한다.' 라고 생각해주는 것? 당연히 좋죠! 내가 인정받고 있다는 뜻이니까요.

 

심지어 그 이야기가 상급자에게 계속 전달되는 것과 실무자 선에서만 끝나는 건 천지차이라고 생각해요.

결국 인사고과나 연봉을 결정하는 사람은 따로 있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저는 원래 성향 자체가 이런 말을 조금 능청스럽게 하는 편이에요.

사실 적당히 철판도 잘 깝니다 ㅋㅋㅋ

 

조금 친한 클라이언트가 회사에 오셔서 같이 식사를 할 일이 있으면

"제가 이번에 이것도 해드리고 저것도 같이 넣어드릴 테니까 저희 부장님한테 제 칭찬 좀 해주세요~!" 하고 웃으면서 말하기도 했어요.

안 해주시면 어쩔 수 없지만 기억하고 있다가 진짜 칭찬해주시면 좋잖아요?

그렇다고 해서 제가 없는 말을 한 것도 아니고요 ㅋㅋ

제가 실제로 추가로 해드린 일이 있고, 상대방도 만족했다면 그걸 제 상급자가 알 수 있게 연결하는 거예요.

 

저는 이게 사내정치 라인 타는 것보다 중요하다고 느꼈어요.

회사에서는 윗사람이 모든 실무를 하나하나 볼 수 없어요.

내가 어떤 프로젝트에서 뭘 추가로 했는지, 클라이언트가 얼마나 만족했는지, 원래 업무보다 어디까지 더 챙겼는지 모를 수도 있어요.

그냥 제때 기한에 맞춰 결과물이 나오면 그냥 아무 일 없이 프로젝트가 잘 끝난 줄만 알 수 있죠.

 

그래서 저는 제가 잘한 부분을 숨기지 않았어요.

그렇다고 매일 '저 잘했죠? 저 이것도 했어요!' 하고 돌아다닌 건 아니고요..ㅋㅋ

결과물을 전달하거나, 업무 보고를 하거나, 클라이언트와 대화할 때 자연스럽게 제가 추가로 한 부분을 같이 이야기했어요.

 

그리고 그게 쌓이면 연봉협상 때 훨씬 편해져요.

단순히 '저 열심히 했으니까 올려주세요.'가 아니라! 원래 맡았던 업무가 무엇이었고, 올해 어떤 업무를 추가로 맡았고, 그 과정에서 클라이언트에게 어떤 평가를 받았고, 실제로 어떤 결과를 만들었는지를 보여줄 수 있으니까요.

 

저도 이렇게 제 업무와 기여를 계속 알리면서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갔고, 실제로 다음 연봉협상 때 연봉을 올렸던 경험이 있어요.

당시 저와 비슷한 주임·대리급 디자이너 중에서는 저만 연봉이 올랐어요.

 

이 경험 이후로 저는 더 확실하게 생각하게 됐어요.

내가 내 가치를 설명하는 것도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특히 기존 업무 바운더리를 넘어선 일을 많이 했다면 더더욱 그냥 넘어가면 안 돼요.

 

이건 제 파트가 아니지만 제가 했습니다.

이 부분은 제가 먼저 제안해서 추가했습니다.

원래 일정은 이랬는데 이런 이유 때문에 좀 더 서둘러 완성을 앞당겼습니다.

 

이런 걸 자연스럽게 짚어주세요.

말 안 하면 아무도 모릅니다.

그리고 회사생활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내가 한 일이라고 언제나 세상 사람들이 정확하게 기억해주는 것도 아닙니다.

어느 조직이나 타인의 공을 은근슬쩍 자기 쪽으로 가져가려는 사람이 있을 수 있거든요 ^^...

그래서 기록도 남기고, 관련된 사람들에게 공유도 하고, 결과도 챙겨두는 게 좋아요.

다른 사람의 공을 빼앗자는 뜻이 아니라, 적어도 내가 한 것들은 내 이름으로 남겨두자는 거예요.

 

생각해보면 저는 업무범위가 넓어지는 걸 좋아하는 편이었어요.

새로운 걸 배우는 것도 좋았고,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는 것도 분명 제 경쟁력이 됐어요.

대신 지금은 그만큼 꼭 챙깁니다. 일도 늘었는데 급여도 그대로, 평가도 그대로면 너무 억울하잖아요.

 

 

사회 초년생 때는 일을 많이 하고 잘하면 자연스럽게 알아줄 거라고 생각한 때도 있었어요.

그런데 저는 회사생활을 오래 하면서 알아서 발견되기를 기다리는 것보다 제가 한 일을 제대로 보여주는 편이 훨씬 낫다는 걸 배웠죠.

 

추가 업무를 했다면 남겨두고, 실제로 도움이 된 부분이 있다면 알려주고, 그 경험이 쌓였다면 평가받을 때 당당하게 꺼내는 거예요.

저는 능청스럽게 제 칭찬을 부탁하기도 했고, 작업을 더 챙긴 이유를 직접 설명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실제로 그 이미지가 쌓인 뒤 연봉으로 돌아온 경험도 있었고요.

 

내가 한 일을 가장 자세히 아는 사람은 결국 나예요!

그러니까 가끔은 적당히 철판도 깔아야 합니다.

일은 내가 했는데 공은 다른 사람이 가져가면 너무 열받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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