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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연봉협상 잘하는 방법 (준비, 과정, 정리, 협상)

by 디자이너 소엘 2026. 8. 23.

디자이너로 회사생활을 하다 보면 1년에 한 번씩 꽤 부담스러운 순간이 찾아옵니다.

바로 연봉협상이에요.

 

첫 회사에서 약간 이런 마음이 있었어요.

'열심히 일했으니까 알아서 잘 올려주겠지?'

 

그런데 그런 일은 없었고요. (단호)

내가 나에 대한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어느 정도 협상이 이루어졌어요.

경력이 쌓이면서 느낀 건 내가 1년 동안 뭘 했는지 가장 잘 아는 사람도 나고,

그걸 가장 잘 설명해야 하는 사람도 결국 나라는 거예요.

 

특히 디자이너 업무는

영업처럼 '이번 달 매출 몇 억 달성!' 이렇게 결과가 숫자로 바로 보이지 않을 때가 많아요.

그래서 평소에 아무 기록도 안 해두면 막상 연봉협상 시즌이 왔을 때

'저 올해 진짜 열심히 했는데요...' 밖에 할 말이 없어질 수도 있어요.

 

오늘은 제가 디자이너로 오래 일하면서 연봉협상을 준비할 때 중요하다고 느낀 것들을

크게 준비, 과정, 정리, 실제 협상 파트로 나눠서 순서대로 정리해볼게요.

 

 

 

 


 

 

 

1. 준비

(1) 연봉협상 준비는 협상 직전에 하는 게 아니에요

 

연봉협상 준비는 협상 1~2주 전에 시작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1년 치 업무를 연봉협상 직전에 기억해내려고 하지 마세요.

진짜 기억 안 나거든요...

 

봄에 만들었던 상세페이지, 여름에 진행했던 프로모션,

가을에 급하게 대응했던 행사물, 겨울에 성과가 좋았던 SNS 콘텐츠까지.

 

그때 당시에는 정말 큰 프로젝트였는데 몇 달 지나면

내가 그걸 언제 했더라...? 하게 돼요.

그래서 평소 업무를 기록하는 순간부터 이미 다음 연봉협상을 준비한다고 생각하는 게 좋아요.

 

 

 

(2) 1년 동안 한 일을 계속 기록해두세요

저는 평소에 이런 내용을 간단하게라도 기록해두는 걸 추천해요.

 

프로젝트명 / 작업 기간 / 내가 맡은 역할 / 제작한 결과물 (★중요)

협업한 부서 / 특별히 해결했던 문제 / 최종 성과(★중요)

 

거창하게 보고서를 만들 필요는 없어요.

엑셀이나 메모장에 한 줄씩 적어도 충분해요.

 

중요한 건 나중에 봤을 때 내가 이때 정확히 뭘 했었지? 하는 것들을 다시 떠올릴 수 있을 정도로 남겨두는 거예요.

이게 1년 쌓이면 연봉협상할 때 엄청 든든한 자료가 됩니다.

 

 

 

(3) 결과물만 말고 내가 한 역할까지 적어두세요

같은 디자인 작업물을 만들었다고 해도 디자이너마다 실제로 한 일은 다를 수 있어요.

누군가는 전달받은 기획안대로 디자인만 했을 수도 있고,

누군가는 제품 분석부터 시작해서 페이지 구성, 카피 정리, 촬영 방향, 이미지 보정과 합성, 최종 디자인까지 맡았을 수도 있어요.

 

그런데 결과물만 기록하면 둘 다 '디자인 제작' 한 줄로 끝나버릴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프로젝트를 기록할 때 무엇을 만들었는지와 함께

내가 어디까지 맡았는지도 꼭 적어두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특히 원래 내 업무 범위를 넘어선 일을 맡았다면 더더욱 기록하세요.

영상 제작, 촬영, 마케팅 콘텐츠 기획, 카피 작성, SNS 운영 등.

회사에서 필요해서 하나씩 맡다 보면 어느 순간 너무 자연스럽게 내 업무가 되어버리거든요.

 

연봉협상 때는 저 이것도 했어요! 이런 뉘앙스 보다

'저는 올해 기존 업무 외에 이런 영역까지 추가로 담당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보여주는 쪽이 훨씬 명확해요.

 

 


 

2. 과정

(1) 회사가 무엇을 중요하게 평가하는지 먼저 알아두세요

 

내가 생각하는 성과와 회사가 중요하게 보는 성과가 다를 수도 있어요.

 

나는 디자인 퀄리티가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하는데

회사는 제작 속도나 프로젝트 대응력을 더 중요하게 볼 수도 있고,

 

나는 프로젝트 수를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회사는 협업 능력이나 브랜드 관리 능력을 더 높게 평가할 수도 있어요.

 

그래서 회사에 평가 기준이나 KPI가 있다면 미리 확인해두는 게 좋아요.

팀장님과 1:1 미팅을 할 기회가 있다면

올해 제가 어떤 부분을 집중해서 잘 해내는 게 중요할까요? 하고 물어보는 것도 방법이에요.

(목표와 방향성을 물으면 실질적인 답을 해주실 거예요.)

 

1년 동안 엉뚱한 방향으로 열심히 달렸는데

연말에 '저희는 그걸 중요하게 평가하지 않는데요.' 이런 말을 들으면 너무 허무하잖아요.

 

 

 

(2) 프로젝트가 끝나면 결과 데이터를 직접 확인하세요

디자이너가 디자인 파일을 전달하고 나면 그다음 결과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요.

판매가 얼마나 됐는지, 광고 반응이 좋았는지, 고객 반응이 어땠는지는 세일즈팀이나 마케팅팀에서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프로젝트가 끝난 뒤 직접 한번 물어보세요.

이번 프로모션 결과 어땠어요?

상세페이지 적용 후 판매 반응 괜찮았어요?

이 콘텐츠 조회수 잘 나왔나요?

 

이런 결과는 연봉협상 자료가 되기도 하지만

내가 만든 디자인이 실제 시장에서 어떻게 반응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료도 돼요.

 

반응이 좋았던 프로젝트라면 바로 기록해두세요.

다음 디자인에도 활용하면 소비자로부터 더 크게 반응이 올 수 있거든요!

 

 

 

(3) 디자인 성과를 가능한 만큼 숫자로 남겨보세요

디자이너 연봉협상에서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디자인 성과를 어떻게 보여주지?

예쁘게 만들었다는 건 숫자가 아니잖아요.

그래서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는 최대한 챙겨두는 게 좋아요.

 

예를 들어 상세페이지라면 판매량, 전환율, 프로모션 매출.

SNS 콘텐츠라면 조회수, 도달, 저장, 공유, 팔로워 증가.

이런 지표들을 함께 확인해볼 수 있어요.

 

직접적인 판매 성과가 아니더라도

한 달 평균 제작량, 전년 대비 제작물 증가, 외주 작업의 내재화,

제작시간 단축, 반복 작업 템플릿화처럼 숫자로 표현할 수 있는 요소를 찾아볼 수도 있고요.

 

수치를 억지로 만드는 건 의미 없지만 실제로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가 있다면 꼭 챙겨두세요.

작업 이후 어떤 결과가 있었는지 실제 데이터와 함께 설명할 수 있다면 설득력과 신뢰도가 훨씬 높아져요.

 

 

 

(4) 실질적으로 회사에 어떤 도움이 됐는지 확인해보세요

디자이너가 디자인을 잘하는 건 기본 업무예요.

연봉협상에서는 기본 업무 외에 내가 회사에서 어떤 문제를 해결했는지도 찾아보는 게 좋아요.

 

예를 들어 예전에는 외주를 맡기던 영상을 내가 직접 제작할 수 있게 됐다면

회사 입장에서는 외주 비용과 시간을 줄인 셈이에요.

 

매번 새로 만들던 프로모션 디자인을 템플릿으로 정리해서 제작시간을 줄였다면

회사 입장에서 업무 효율을 높인 거고요.

 

브랜드마다 제각각이었던 디자인을 정리해서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면

팀 전체가 사용할 수 있는 작업 기준을 만든 거예요.

 

그래서

영상 제작, 템플릿 제작. 이런 식으로만 적지 말고

왜 그 일을 했고, 회사에 어떤 도움이 되었는지까지 같이 정리해두세요.

같은 작업이라도 설명하는 방법에 따라 내가 한 일의 가치가 훨씬 명확하게 보여요.

 

 

 

(5) 업무 범위가 넓어졌다면 그냥 흘려보내지 마세요

회사생활을 오래 하면 업무가 정말 조용히 늘어나요.

실제로 저도 처음 입사할 때는 상세페이지와 배너 제작이 주 업무였는데 어느 순간 SNS도 만들고,

영상도 만들고, 제품 촬영도 나가고, 인쇄물도 만들고 있는 나를 발견했거든요.

 

어...?

내 업무 언제 이렇게 많아졌지? ㅋㅋㅋ

 

새로운 업무를 배우는 건 확실히 경력에 도움이 돼요.

저도 영상이나 촬영처럼 여러 영역을 경험한 게 이후 커리어에서 분명한 장점이 됐고요.

 

그런데 업무가 확장됐다면 그 사실을 그냥 흘려보내지는 마세요.

처음 입사했을 당시 담당했던 업무와 현재 담당하는 업무를 비교해서 적어두는 거예요.

 

연봉협상에서는 저 일이 엄청 많아졌어요. 하고 두루뭉실 이야기 하는 것보다

'입사 당시 A와 B를 담당했고 현재는 C, D, E 영역까지 추가로 담당하고 있습니다.' 하고 말하는 편이 훨씬 명확하잖아요.

 

특히 내 원래 업무 바운더리를 넘어서는 일을 맡았다면

그 작업을 얼마나 했고 어떤 결과를 만들었는지 꼭 기록해두세요.

 

 

 

 


 

 

 

3. 정리

(1) 연봉협상 자료와 포트폴리오를 같이 정리하세요

 

프로젝트 기록을 꾸준히 해두면 좋은 점이 하나 더 있어요.

그 자료가 그대로 포트폴리오 자료가 됩니다.

 

프로젝트가 끝날 때마다 최종 디자인, 내 역할, 작업 과정, 성과를 같이 정리해두면

연봉협상 때 사용할 수 있지만, 이직할 때 포트폴리오를 만들기도 훨씬 쉬워요.

 

갑자기 좋은 오퍼가 들어왔는데 그때부터 몇 년 치 서버와 폴더를 뒤지기 시작하면 답이 없어요.

좋은 프로젝트가 끝났을 때 필요한 자료를 바로 정리해두세요.

연봉협상에도 쓰고, 포트폴리오에도 쓰고. 미래의 나를 살리는 일입니다.

 

 

 

(2) 협상 전에 내가 말할 근거를 한 번에 정리하세요

연봉협상 시기가 다가오면 그동안 쌓아둔 자료를 한 번 정리해보세요.

 

예를 들면 이런 내용이에요.

- 지난 1년간 맡은 주요 프로젝트
- 기존보다 확대된 업무 범위
- 눈에 띄는 성과
- 숫자로 확인할 수 있는 결과
- 회사나 팀의 문제를 해결한 사례
- 업무 효율을 높인 사례
- 앞으로 더 맡을 수 있는 역할

 

1년 치 업무를 전부 협상 자리에서 설명할 수는 없어요.

그래서 그중에서도 이건 정말 내가 잘했다!

이건 분명 회사에도 도움이 됐다 싶은 사례를 몇 개 골라두는 게 좋아요.

 

자료가 많다고 전부 보여주는 것보다

내가 지난 1년 동안 어떤 가치를 만들었는지

한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추려내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에요.

우리는 디자이너니까 한눈에 들어오게 시각화해서 보여주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수 있겠죠? ^^

 

 

 


 

 

 

4. 협상

(1) 원하는 연봉에는 이유가 있어야 해요

 

이제 실제 연봉협상이에요.

 

내가 원하는 인상폭이 있다면

왜 그 정도의 인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설명할 근거가 있어야 해요.

 

지난 1년 동안 주요 프로젝트를 몇 건 담당했고,

기존보다 업무 범위가 확대됐으며,

특정 프로젝트에서 실제 성과를 만들었고,

팀의 업무 효율까지 개선했다.

이런 내용이 쌓여 있으면

연봉 인상을 요청할 때 훨씬 명확한 근거가 생겨요.

 

내 경력과 직무의 시장 연봉 수준을 미리 확인해서 참고하는 것도 좋고요.

지금까지 글을 쭉 읽었다면 이제 이해하셨겠지만, 열심히 일한 건 나만 알고 있으면 안 돼요.

상대방도 나의 1년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보여줘야 합니다.

 

 

 

(2) 감정보다 업무와 성과를 중심으로 말하세요

연봉협상을 하다 보면 서운한 마음이 들 수도 있어요.

나는 정말 많은 일을 했다고 생각하는데 회사의 평가나 제안 금액은 기대보다 낮을 수도 있잖아요.

 

그럴수록 감정적인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내가 담당했던 업무, 추가된 역할, 구체적인 성과를 중심으로 이야기하는 게 좋아요.

 

내가 준비해온 자료를 바탕으로 어떤 일을 했고,

그 결과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차근차근 이야기해보세요.

이런 중요한 대화나 협상에서는 내가 어떤 태도로 이야기하는지도 중요해요.

차분하게 근거를 제시하는 모습 자체가 좋은 인상을 줄 수 있거든요.

 

 

 

(3) 원하는 결과가 안 나와도 꼭 확인해야 할 게 있어요

열심히 준비해도 원하는 만큼 연봉이 오르지 않을 수 있어요.

회사의 상황이 좋지 않을 수도 있고,

연봉 인상률이 이미 정해져 있을 수도 있고,

개인의 성과와 별개로 회사 내부 사정이 있을 수도 있어요.

 

이럴 때 그냥 알겠습니다 하고 끝내지는 마세요.

어떤 부분을 인정받았는지, 어떤 부분이 부족하다고 평가됐는지,

앞으로 어떤 성과를 내야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지

이번 연봉협상에서 내가 제시한 것들이 어떻게 받아들여졌는지 등 가능한 만큼 확인해보세요.

(저는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 이정도의 피드백은 받았어요.)

 

그러면 적어도 다음 연봉협상까지 내가 뭘 준비해야 하는지 대략적인 방향성이 잡혀요.

그리고 내가 실제로 만들어낸 성과와 회사가 나를 평가하는 방향이 계속 맞지 않는다면 그것 역시 하나의 중요한 정보예요.

내가 성장하고 있는 방향과 현재 회사에서 인정해주는 방향이 맞는지 생각해볼 수 있으니까요.

 

 

 

 

 

(4) 결국 내 가치를 가장 잘 설명해야 하는 사람은 나예요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저는 좋은 결과물을 만드는 것만큼

그 작업의 가치를 기록하고 설명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걸 많이 느꼈어요.

 

연봉협상 시즌이 왔을 때 갑자기 내가 한 일을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그동안 기록했던 내용을 정리해서 보여주는 거예요.

 

디자이너는 평소에

제품이나 서비스를 더 매력적으로 보여주는 일을 하는 사람이잖아요.

연봉협상 때는 잠깐 그 능력을 나 자신에게 써보세요.

 

내가 어떤 일을 했고, 어떤 문제를 해결했고, 회사에 어떤 가치를 만들었고, 앞으로 무엇을 더 할 수 있는지.

내 가치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도, 그 가치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어야 하는 사람도 결국 나 자신이니까요.

 

연봉협상 자체가 처음이라면 어렵고 막막하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막상 해보면 의외로 별거 아닌 것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연봉협상'도 경력을 쌓아야 협상 능력(?)이 올라갑니다.

차근차근 준비해 보세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