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디자이너가 영상 편집까지 배우면 좋은 이유 (업무범위, 숏폼, 경쟁력)

by 디자이너 소엘 2026. 9. 4.

저는 첫 직장이 웹디자인 회사가 아니라 TV CF 포스트프로덕션이었어요.

광고 영상 후반작업을 하는 곳에서 2D, 3D, 영상 편집, 합성, 색보정 같은 일을 경험했고, 이후에는 웹디자인 쪽으로 방향을 완전히 바꿨어요.

 

그때는 영상 일을 다시 이렇게 자주 하게 될 줄 몰랐어요.

상세페이지, 배너, 프로모션 페이지 같은 온라인 디자인을 주로 하게 되면서 한동안은 영상이 그냥 예전 경력처럼 느껴졌거든요.

 

그런데 유튜브가 커지고 SNS 콘텐츠가 늘어나더니 릴스, 쇼츠 같은 짧은 영상까지 일상적인 마케팅 콘텐츠가 됐어요.

그러면서 회사에서도 이미지 하나 만들어 끝나는 게 아니라 같은 내용을 영상으로도 만들어달라는 요청이 점점 많아졌어요.

 

그때 생각지도 못했던 첫 직장 경험이 다시 튀어나왔어요.

웹디자이너로 일하면서도 영상을 만들 일이 생겼고, 제가 디자인한 제품 콘텐츠를 짧은 영상으로 다시 만들기도 했어요.

나중에는 개인적으로 숏폼 콘텐츠를 만들 때까지 계속 써먹게 됐고요.

 

저는 그래서 지금 디자이너가 영상 편집을 배운다면 '영상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서'만 배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내 디자인을 다른 형태의 콘텐츠로 확장할 수 있을 정도만 되어도 실무에서 생각보다 쓸 곳이 많았거든요. 

제가 직접 일하면서 가장 크게 체감했던 건 업무범위, 숏폼, 그리고 디자이너로서의 경쟁력이었어요.

 

 

 

1. 영상으로 넓어지는 업무범위

웹디자인 쪽으로 넘어온 뒤 처음에는 상세페이지, 배너, 이벤트 페이지처럼 정적인 이미지 작업이 대부분이었어요.

그래서 포스트프로덕션에서 배운 영상 기술은 이제 거의 쓸 일이 없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회사에서 오래 일하다 보니 디자인팀으로 들어오는 일이 꼭 웹디자인에서 끝나지는 않더라고요.

SNS용 콘텐츠가 필요하다거나, 제품 소개 영상을 짧게 만들어달라거나, 행사장에서 사용할 영상을 부탁하는 일이 생겼어요.

회사에 따라 영상 담당자가 따로 있는 곳도 있지만 제가 경험했던 회사 중에는 그렇지 않은 곳이 대다수였어요.

 

특히 디자인 인원이 많지 않은 곳에서는 한 명이 여러 콘텐츠를 같이 맡게 되는 경우가 있었어요.

상세페이지 만들다가 배너 만들고, SNS 이미지 만들다가 갑자기 '이거 영상으로도 하나 가능할까요?' 하는 식이죠.

솔직히 처음에는 업무 하나 더 추가된 것 같아서 썩 반갑지는 않습니다.

웹디자이너인데 왜 영상까지 하지? 이거 한다고 돈 더 주는 것도 아니잖아(?) 싶을 수 있잖아요.

 

그런데 실제로 해보니까 제가 이미 디자인했던 제품의 영상이라면 생각보다 작업하기가 편했어요.

제품이 어떤 건지 이미 알고 있고, 어떤 기능이 중요한지도 알고 있고, 브랜드 컬러와 폰트도 알고 있어요.

상세페이지에서 만든 제품 이미지나 합성 소스를 레이어 살린 채로 활용할 수도 있고요.

 

그러니까 새로운 사람이 제품 자료부터 다시 읽고 영상을 만드는 것보다 제가 기존 디자인을 가지고 영상으로 확장하는 게 빠른 경우가 있었어요.

예를 들어 상세페이지에서 가장 강조했던 기능 하나를 짧게 보여주고, 사용 장면 넣고, 마지막에 제품과 카피를 보여주는 정도라면 이미 필요한 재료를 대부분 가지고 있는 거예요.

 

이때 처음으로 예전에 배웠던 영상 기술이 꽤 쓸모 있다는 걸 다시 느꼈어요.

당시에는 웹디자인으로 직무를 바꾸면서 영상 경력이 조금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하기도 했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오히려 제가 할 수 있는 작업 종류를 늘려줬어요.

 

다만 할 줄 안다고 무조건 다 떠맡는 건 다른 문제예요.

제가 예전에는 새로운 업무가 들어오면 '할 수 있으니까 그냥 하지 뭐.' 하고 넘어간 경우가 많았는데 나중에는 생각이 조금 바뀌었어요.

 

상세페이지가 원래 업무였는데 영상까지 만들기 시작했다면 그것도 경력이잖아요.

어떤 영상을 만들었는지, 얼마나 작업했는지, 어디에 사용됐는지 남겨두는 편이 좋아요.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

나중에는 이런 추가 업무를 포트폴리오나 연봉협상 자료로도 꼭 같이 챙기세요.

업무범위가 넓어졌으면 내 경력도 같이 넓어져야 해요. 당연히 하는 일이 늘어난 만큼 급여도 더 받아야 하고요.

일만 늘어나고 기록은 안 남으면 회사만 좋은 일입니다 ^^!

 

 

2. 숏폼에서 다시 쓴 영상 경험

제가 처음 영상을 배울 때는 지금처럼 짧은 영상이 넘쳐나는 환경이 아니었어요.

TV CF나 홍보영상처럼 비교적 큰 제작물을 먼저 접했고, 촬영한 영상을 편집하고 합성하고 색을 맞추는 과정도 자연스럽게 배웠어요.

 

그런데 지금은 10초, 15초, 30초짜리 영상이 정말 많이 필요해졌어요.

릴스, 쇼츠, SNS 광고, 클립처럼 짧게 보고 바로 넘기는 일명 도파민(?) 영상들이요.

 

저도 회사에서 이런 콘텐츠를 만들면서 정적인 디자인과 영상이 생각보다 다르다는 걸 다시 느꼈어요.

이미지는 한 화면 안에서 정보를 보여주지만 영상은 순서가 있잖아요.

첫 장면에서는 뭘 보여줄지, 그다음에는 어떤 정보가 나올지, 카피는 몇 초 동안 보여줘야 읽을 수 있는지, 제품은 언제 등장해야 하는지까지 생각해야 해요.

 

정적인 디자인에서는 한 화면을 예쁘게 구성하면 됐는데 영상에서는 시간이 디자인 요소로 하나 더 들어오는 셈이에요.

예를 들어 상세페이지에서는 제품 이미지 옆에 핵심 기능 세 개를 동시에 보여줄 수도 있어요.

그런데 10초짜리 숏폼에서 그걸 한꺼번에 띄우면 정신없어요.

 

첫 장면에서 제품을 보여주고, 다음 장면에서 가장 중요한 기능 하나를 보여주고, 마지막에 다시 제품과 메시지를 남기는 식으로 순서를 다시 짜야 했어요.

이런 걸 작업할 때 예전에 영상회사에서 익혔던 감각이 꽤 도움이 됐어요.

컷이 너무 오래 머물면 지루하고, 반대로 너무 빨리 넘어가면 내용을 읽을 수 없어요.

움직임을 많이 넣는다고 영상이 무조건 좋아지는 것도 아니고요.

 

특히 정적인 디자인을 오래 한 사람이 영상 작업을 처음 하면 화면 하나하나는 정말 예쁜데 영상으로 이어놓으면 이상하게 느린 경우가 있어요.

반대로 효과를 너무 많이 넣어서 제품보다 움직임이 더 눈에 띄기도 하고요.

 

저도 영상을 다시 만들면서 '아 맞다. 영상은 한 컷이 아니라 앞뒤까지 같이 봐야 했지.' 하는 감각을 다시 많이 꺼내 썼어요.

그리고 요즘은 개인적으로 릴스 같은 짧은 콘텐츠까지 만들다 보니 영상 편집이 예전보다 오히려 생활 가까이에 들어왔어요.

TV 광고 일을 그만둘 때만 해도 몇 년 뒤에 제가 세로 영상 만들면서 컷 길이를 고민하고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ㅋㅋ

 

그래서 영상 편집을 처음 배우는 디자이너라면 처음부터 어려운 모션그래픽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이미지와 영상을 적당히 연결하고, 텍스트를 읽을 수 있는 시간만큼 보여주고, 필요한 곳에서 화면을 전환하고, 음악이나 효과음을 자연스럽게 넣는 정도부터 해도 돼요.

 

저도 실무에서 매번 대단한 영상을 만든 게 아니었어요. 솔직히 말하면 귀찮았으니까요.

기존에 만든 디자인을 짧은 영상으로 다시 활용하는 일이 많았고, 그런 작업에서 기본적인 편집 능력이 꽤 유용했어요.

 

예전에는 상세페이지 하나를 만들면 그걸로 끝났다면 지금은 같은 디자인 소스를 이미지, SNS, 숏폼까지 여러 형태로 쓸 수 있게 됐어요.

저한테 영상 편집은 별개의 직업 기술이라기보다 제가 만든 디자인을 한 번 더 써먹을 수 있게 해준 기술에 더 가까웠어요.

 

그리고 회사 작업을 하다가 감각이 늘면 내 개인 영상을 만들어서 브랜딩 하는 것까지 생각해 보세요.

요즘은 꾸준히 다량으로 올리면 언젠가 하나가 크게 터집니다.

본인이 프리랜서라면 이런 요소 하나하나가 다 포트폴리오고 다른 디자이너와 다른 특별한 차이점이에요.

 

 

3. 경쟁력이 되는 영상 편집 기술

제가 여러 회사에서 일하고 이직도 해보면서 느낀 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습니다.'보다 주력 분야가 하나 있고 거기에 다른 능력이 붙는 게 훨씬 설명하기 쉽다는 거였어요.

 

저 같은 경우에는 오랫동안 상세페이지와 온라인 콘텐츠 디자인을 많이 했어요.

그러니까 제 주력은 명확해요. 전자제품 상세페이지와 온라인 콘텐츠를 오래 만든 디자이너.

그런데 거기에 영상 편집과 촬영 경험까지 붙일 수 있었어요.

 

이 차이가 생각보다 괜찮았어요.

영상도 조금, 로고도 조금, 캐릭터도 조금, 웹도 조금 하는 사람이 아니라 상세페이지와 콘텐츠 디자인을 오래 해왔는데 필요하면 영상까지 만들 수 있는 사람으로 설명할 수 있었거든요.

 

제가 포트폴리오를 만들 때도 이걸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어요.

내가 할 줄 아는 모든 걸 똑같은 비중으로 보여주면 오히려 '그래서 이 사람은 뭘 제일 잘하지?'가 될 수 있어요.

그래서 주력 작업은 확실하게 보여주고 영상 같은 추가 능력은 그걸 확장하는 카드로 붙이는 게 저한테는 더 잘 맞았어요.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였어요.

이미지를 만드는 사람이 영상까지 이해하면 같은 캠페인 안에서 디자인을 여러 형태로 연결하기가 편해요.

제품 론칭이라면 상세페이지를 만들고, SNS 콘텐츠를 만들고, 필요하면 숏폼까지 이어갈 수 있으니까요.

 

특히 요즘처럼 이미지와 영상의 경계가 예전보다 많이 흐려진 환경에서는 이런 능력이 더 유용해졌다고 느껴요.

저는 대학에서도 영상 디자인을 배웠고 첫 회사도 영상 쪽이었지만, 결국 웹디자이너로 직무를 바꿨어요.

당시에는 내가 배운 걸 제대로 못 써먹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아쉬운 때도 있었어요.

 

그런데 몇 년 지나니까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어요.

유튜브가 커지고, SNS 영상이 많아지고, 숏폼까지 일반적인 콘텐츠가 되면서 예전에 배웠던 기술을 다시 꺼낼 일이 계속 생겼거든요.

 

그 경험 때문에 저는 지금 새로운 디자인 기술을 배울 때 '이거 당장 회사에서 쓰나?'만 보고 판단하지 않아요.

지금은 안 쓰더라도 몇 년 뒤 내 주력 업무와 붙을 수도 있거든요.

 

저에게는 그게 영상 편집이었어요.

웹디자이너로 전향하면서 뒤로 밀려났다고 생각했던 기술이 시간이 지나 다시 제 경쟁력 중 하나가 됐어요.

 

그래서 저는 디자이너가 영상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 배워보는 걸 추천하는 편이에요.

전문가 급으로 배울 필요까지는 없고요!

내가 만든 디자인을 움직일 수 있고, 짧은 콘텐츠로 다시 구성할 수 있고, 회사에서 필요한 순간에 대응할 수 있을 정도만 되어도 꽤 쓸모가 있다고 생각해요.

주력 분야 하나에 이런 기술 하나가 붙으면 생각보다 든든합니다.

 

 

포스트프로덕션을 그만두고 웹디자이너로 넘어올 때는 영상이 제 경력에서 점점 멀어질 줄 알았는데,

시대가 바뀌면서 영상이 다시 제 업무 안으로 들어왔고, 저는 이미 한번 배워둔 덕분에 그 변화에 적응하기가 훨씬 편했어요.

 

지금은 영상이 대세인 시대니까 관심이 있다면 미리 배워두는 걸 추천드려요.

저처럼 몇 년 뒤에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다시 꺼내 쓰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 잘 배워둔 기술 하나가 생각보다 오래 갑니다 :)


소개 및 문의 · 개인정보처리방침 · 면책조항

© 2026 디자이너 생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