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디자이너가 마케팅을 알아야 하는 이유! 실제로 디자인이 달라졌던 경험

by 디자이너 소엘 2026. 8. 30.

처음 디자이너로 일할 때는 디자인을 잘한다는 게

예쁘게 만들고, 깔끔하게 정리하고, 제품이 멋있어 보이게 만드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사실 틀린 말은 아니에요. 그런데 회사에서 오래 일하고

특히 세일즈팀이나 마케팅팀과 같이 일하다 보니까

디자인을 보는 기준이 조금씩 달라지더라고요.

 

이 디자인 예쁜데?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이걸 본 사람이 뭘 느껴야 하지?

어떤 내용을 먼저 봐야 하지?

그래서 결국 뭘 하게 만들어야 하지?

이런 걸 같이 생각하게 됐어요.

 

저는 마케팅 전공자도 아니고 마케터로 일한 적도 없어요.

그런데 디자이너로 오래 일하면서 느낀 건

마케팅을 조금만 알아도 디자인할 때 판단하기가 훨씬 쉬워진다는 거예요.

실제 업무에서 마케팅 관점을 알게 되면서 달라졌던 부분들을 정리해볼게요.

 

 

 

1. 예쁜 디자인보다 목적부터 보게 됐어요

예전에는 작업 요청이 들어오면

어떤 색으로 하지? 어떤 이미지가 예쁠까? 레이아웃은 어떻게 잡지?

이런 걸 제일 먼저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일을 오래 하면서는 '이 디자인은 왜 만드는 거지?' 먼저 보는 게 생겼어요.

 

예를 들어 같은 배너라도

브랜드 이미지를 알리기 위한 배너인지,

신제품 출시를 알리기 위한 건지,

할인을 강조해서 바로 구매하게 만드는 건지에 따라 디자인 방향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어요.

 

브랜드 이미지를 보여주는 배너라면

제품 분위기와 톤앤매너가 더 중요할 수 있고,

 

할인 행사라면

예쁜 이미지보다 가격이나 할인율이 훨씬 먼저 보여야 할 수도 있어요.

목적이 정리되면 그다음 디자인 선택도 훨씬 쉬워집니다.

 

 

 

2. 타깃을 생각하면 이미지 선택부터 달라져요

똑같은 제품도 누가 사는지에 따라 보여주는 방식이 달라져요.

예를 들어 노트북을 판매한다고 해도 대학생이 주 타깃이면

휴대성, 과제, 카페, 학교생활 같은 장면을 생각할 수 있고요.

 

직장인이 주 타깃이라면 업무, 회의, 멀티태스킹, 출장 같은 상황을 보여줄 수 있겠죠.

제품은 똑같아도 이미지 분위기와 카피가 달라져요.

 

저도 상세페이지를 만들 때 처음에는 제품 기능부터 쭉 정리했는데

나중에는 이 제품을 실제로 많이 사는 사람이 누구인지,

어떤 상황에서 쓰는지부터 확인하는 편이 됐어요.

타깃이 정해지면 이미지, 카피, 색상, 사용 장면까지 한꺼번에 방향이 잡히는 경우가 많아요.

 

 

 

3. 제품 장점보다 고객이 '왜 사는지'를 보게 됐어요

제품 자료를 받으면 기능이 정말 많이 적혀 있을 때가 있어요.

배터리 몇 시간, 무게 몇 g, 출력 몇 W, 재질, 크기, 호환성...

읽어보면 전부 중요한 정보예요.

 

그런데 마케팅팀이나 세일즈팀과 같이 일하다 보니까

제품이 가진 기능과 고객이 실제로 구매하는 이유가 항상 같지는 않다는 걸 알게 됐어요.

 

예를 들어 제조사에서는 새로운 기술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실제 고객은 작아서 들고 다니기 편하다는 점 때문에 살 수도 있어요.

그래서 저는 제품 자료만 보는 데서 끝내지 않고 실제 고객이 어떤 이유로 구매하는지도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게 되었어요.

 

 

 

4. 정보를 많이 넣는 것과 잘 전달하는 건 달라요

이건 제가 늘 생각하는 건데, 우리 학교 다닐 때 생각해보면 편해요.

똑같이 훌륭한 선생님이라도 어떤 선생님은 설명을 잘하시고, 어떤 선생님은 잘 못하는 것처럼 느껴져요.

내가 많이 아는 것과 아는 것을 알려주는 것은 전혀 다른 범위더라고요.

 

디자인 할때도 똑같아요.

제품을 잘 설명하려고 하다 보면 자꾸 내용을 많이 넣고 싶어져요.

기능도 전부 알려주고 싶고, 장점도 빠짐없이 보여주고 싶고, 설명도 자세히 넣고 싶죠.

그런데 정보가 많다고 소비자가 그걸 다 읽는 건 아니라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이 정보가 정말 구매 결정에 필요한가?

지금 여기에서 봐야 하는 내용인가?

아래에서 설명해도 되는 내용인가?

이런 식으로 나눠보는 편이에요.

 

중요한 내용은 위로 올리고, 보조 정보는 아래로 보내고,

길게 설명해야 하는 내용은 아이콘이나 표, 그래프처럼 빠르게 볼 수 있는 형태로 바꾸기도 하고요.

이런식으로 학교에서 설명 잘 해주시는 선생님을 롤모델로 삼아 표현해보는 거예요.

 

마케팅 관점에서 보면 정보를 얼마나 많이 넣었느냐보다

고객이 필요한 내용을 얼마나 빨리 찾을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할 때가 많아요.

 

 

 

5. 첫 화면에서 무엇을 보여줄지가 더 명확해졌어요

마케팅을 생각하기 전에는 메인 비주얼을 만들 때

제품이 멋있게 보이는 게 제일 중요했어요.

 

그런데 나중에는

첫 화면에서 소비자에게 딱 하나 보여준다면 뭘 보여줘야 하지?

이걸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어요.

 

신제품인지, 가격적인 메리트가 있는지,

기존 제품보다 좋아진 기능인지, 디자인 자체가 강점인지, 수상 이력이 있는지.

이게 정리되면 메인 카피와 제품 이미지 배치도 훨씬 빨리 잡혀요.

 

상세페이지 첫 화면은 예쁜 제품 사진을 보여주는 곳이 아니라

소비자가 계속 내려볼 이유를 만들어주는 곳이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6. 세일즈팀에게 물어보면 디자인에 쓸 정보가 정말 많아요!

제가 실무하면서 많이 배운 곳 중 하나가 세일즈팀이었어요.

제품을 실제로 팔고 고객이나 거래처 반응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는 사람들이잖아요.

일하다 보면 디자이너가 단순히 제품 자료만 보고 있으면 알기 어려운 정보들이 있어요.

 

고객이 계속 물어보는 질문,

판매할 때 반응이 좋은 기능,

경쟁 제품과 비교했을 때 실제로 밀고 있는 장점,

구매를 망설이는 이유 같은 것들이요.

이런 내용은 상세페이지 만들 때 정말 유용해요.

 

저는 판매 담당자에게

'이 제품 설명할 때 어떤 부분을 제일 많이 이야기하세요?'

'고객들이 뭐 때문에 이 제품을 선택해요?'

'제일 쎈 경쟁사가 어디예요?'

이런 식으로 물어보곤 했어요.

가끔 제품 소개서보다 세일즈 담당자랑 10분 이야기한 게 더 도움이 될 때도 있었어요.

 

 

 

7. 디자인 결과도 가능하면 확인해보세요

디자인을 만들고 전달하면 보통 디자이너 업무는 거기서 끝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저는 가능하면 그 디자인을 사용한 뒤 결과가 어땠는지도 궁금해하는 편이었어요.

프로모션 반응이 좋았는지, 매출이 올랐는지, 어떤 디자인에 사람들이 더 반응했는지.

 

이런 걸 보다 보면 다음 작업할 때 참고할 수 있는 데이터가 생겨요.

예를 들어 내가 정말 예쁘다고 생각했던 콘텐츠보다

제품 장점을 굉장히 단순하게 보여준 콘텐츠 반응이 더 좋을 수도 있고,

감성적인 이미지보다 실제 사용 장면을 보여준 이미지가 더 반응이 좋을 수도 있어요.

 

디자이너 혼자 '이번 거 잘 나왔다!' 하고 만족하며 끝내는 것보다

실제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했는지를 한 번이라도 확인하면 다음 디자인 기준이 조금씩 달라져요.

 

 

 

8. 숫자를 보면 감이 잡혀요 

디자이너로 일하다 보면 색상, 폰트, 레이아웃, 이미지 같은 걸 매일 보며 일하잖아요.

그런데 마케팅팀과 같이 일하면 갑자기 매출, 전환율, 클릭률, 조회수, 도달, 저장, 공유 같은 숫자가 등장합니다.

 

개인 스토어나 계정을 운영한다면 모를까, 대부분은 익숙하지 않죠.

저도 처음에는 이런 숫자가 디자인이랑 얼마나 관계가 있나 싶었어요.

 

그런데 보다 보면 재미있는 게

디자인을 바꾼 뒤 반응이 달라지는 경우가 실제로 보여요.

무조건 디자인 하나 때문에 숫자가 바뀌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어떤 표현 방식에 사람들이 더 반응하는지 참고할 수는 있어요.

그래서 디자이너도 자기가 만든 콘텐츠의 기본적인 성과 지표 정도는 볼 줄 알면 도움이 돼요.

 

 

 

9. 마케팅을 알면 카피도 다르게 보여요

예전에는 카피를 받으면 그냥 디자인 안에 예쁘게 배치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런데 일을 오래 하다 보니까 문장 자체도 디자인의 일부처럼 보이기 시작했어요.

문장이 너무 긴지, 제품 장점이 바로 이해되는지, 기능명이 아니라 사용자가 얻는 이점으로 표현할 수 있는지.

 

같은 내용이라도 '고성능 배터리 탑재'보다

실제로 몇 시간 사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게 더 이해하기 쉬울 수도 있고,

기능 이름만 쓰는 것보다 그 기능 때문에 사용자가 뭐가 편해지는지를 설명하는 게 더 와닿을 수도 있어요.

 

저는 그래서 카피를 그대로 배치하기 어려우면

마케팅팀이나 담당자에게 조금 더 짧게 정리하거나 구조를 바꿔도 되는지 제안하기도 했어요.

문장이 이해하기 쉬워지면 디자인도 같이 좋아지는 경우가 많거든요.

 

 

 

10. 경쟁사 디자인을 보는 기준도 달라져요

예전에는 경쟁사 상세페이지를 보면

색감이 예쁘다, 레이아웃이 괜찮다, 오~ 사진 잘 찍었다! 이런 걸 먼저 봤어요.

 

그런데 마케팅 관점을 조금 알고 나서는 다른 것도 같이 보게 됐어요.

이 회사는 어떤 장점을 제일 위에 올렸는지,

가격은 어떻게 보여주는지,

어떤 고객을 겨냥한 이미지인지,

어떤 기능을 반복해서 강조하는지,

구매 전에 생길 만한 질문을 어떻게 풀었는지.

 

이걸 보다 보면 그 브랜드가 어떤 방식으로 제품을 팔려고 하는지도 조금씩 보여요.

레퍼런스를 단순히 디자인 참고용으로만 보지 않고 판매 방식까지 같이 뜯어보는 거예요.

그러면 겉모습만 따라 하는 게 아니라 왜 그런 구성을 사용했는지 생각할 수 있어요.

 

 

 

11. 예쁘지만 안 팔리는 디자인도 있을 수 있어요

디자이너 입장에서는 깔끔하고, 여백도 좋고, 색감도 예쁘고, 정말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 나올 때가 있어요.

그런데 판매 전환을 노려야 하는 디자인이었다면 그걸로 끝나면 조금 아쉬울 수 있어요.

제품이 뭔지 잘 안 보이거나, 가격적인 장점이 묻혀 있거나, 소비자가 궁금한 정보가 없거나,

카피가 너무 감성적이라 제품 장점이 바로 이해되지 않는다면 예쁜 디자인이어도 판매 페이지 역할은 약할 수 있다는 뜻이에요.

 

반대로 디자이너 눈에는 조금 투박해 보여도

가격, 혜택, 제품 장점이 명확해서 소비자가 바로 이해할 수 있는 디자인이 더 잘 작동할 수도 있고요.

저는 사실 이 부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까지 시간이 조금 걸렸어요.

그당시에는 디자이너로서의 에고가 좀 더 강했던 것 같아요.

아무리 판매가 중요해도 디자인이 구린건(?) 못 참겠더라고요.

 

연차가 쌓이면서 내가 보기 좋은 디자인과

목적을 잘 달성하는 디자인이 항상 완전히 같은 건 아니라는 걸 체감했어요.

지금은 마케팅을 접목한 디자인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되었고,

실제로 매출 전환율이 올라가는 걸 보고 더 발전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12. 마케팅을 알면 다른 부서와 이야기하기도 편해져요

회사에서 디자이너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일은 생각보다 많지 않아요.

세일즈팀에서는 판매 포인트를 이야기하고,

마케팅팀에서는 캠페인 목적을 이야기하고,

제품 담당자는 기능을 강조하고 싶어 하고,

디자이너는 화면을 정리해야 해요.

서로 보는 기준이 다르죠.

 

이때 디자이너가 '이건 디자인적으로 별로예요.' 라고만 말하면 대화가 잘 안 풀릴 수 있어요.

반대로 '이 기능을 가장 먼저 보여주고 싶은 목적이라면 메인 카피는 유지하고, 나머지 정보는 아래로 내려서 시선을 집중시키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런 식으로 상대 부서의 목적과 디자인을 연결해서 설명하면 훨씬 이야기하기 쉬워져요.

경험상 마케팅을 조금 이해하면 디자인하는 방법뿐 아니라 디자인을 설명하는 방법도 달라지는 것 같아요.

 

 

 

13. 완벽한 마케터까지 될 필요는 없어요

마케팅을 알아야 한다고 해서 광고 운영부터 데이터 분석까지 디자이너가 전부 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저도 마케팅 전문가가 아니고요.

제가 느낀 건 적어도 내가 만든 디자인이 어떤 사람에게 보여지고,

왜 만들어졌고, 그 사람이 어떤 행동을 하길 원하는지 이 정도는 알고 작업하는 편이 훨씬 좋았다는 거예요.

 

그걸 알고 디자인하면 이미지 하나를 고를 때도 이유가 생기고,

카피 크기를 정할 때도 이유가 생기고, 무엇을 빼야 하는지도 판단하기 쉬워져요.

 

특히 상세페이지, 배너, SNS 콘텐츠, 프로모션 디자인처럼

판매나 행동 유도가 직접적인 업무를 많이 한다면 마케팅 관점이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

 

 

 

14. 마케팅을 알고 나서 디자인을 보는 눈이 달라졌어요

디자인적으로 더 발전하게 된 것도 경력이지만,

이런 질문을 할 수 있게 된 것도 오래 일하면서 생긴 변화라고 생각해요.

 

내가 지금 만드는 디자인이 누구에게, 왜 보여지고, 무엇을 하게 만들기 위한 건지.

저는 이 세 가지를 생각하기 시작하면서 디자인을 보는 기준이 많이 달라졌어요.

마케팅을 접목하게 되면서 기획력도 많이 올라간 것 같아서 기뻐요.

여러분도 이런 즐거움을 만끽하면서 작업하게 되었으면 좋겠어요!